세계 최고 테너 중 한 명인 요나스 카우프만이 10년만에 내한했다. 카우프만은 모차르트로 대표되는 독일어 오페라 징슈필, 푸치니와 베르디의 이탈리안 오페라, 비제와 구노의 프렌치 오페라, 성악가들의 커리어 마지막 종착지인 바그너 오페라까지 섭렵했다.지난 4일 카우프만과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의 리더아벤트(리트독창회)가 열린 롯데콘서트홀 객석엔 빈자리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카우프만은 2015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첫 내한 콘서트 때 서른번의 커튼콜에 다섯 곡의 앙코르로 화답할만큼 대단한 기량을 보여준 바 있다. 카우프만은 흰 보타이를 맨 정갈한 연미복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날 공연의 첫 곡은 슈만의 '12개의 가곡' 중 제3곡 '방랑의 노래'였다. 독일에서 온 가객(歌客)은 "자~아직 취기가 남아 있을 때 떠나자"라는 가사로 시작한 방랑가를 목이 덜 풀린듯한 음색으로 노래했다. 이어 케르너의 시로 쓰여진 제4곡 '첫번째 초록(신록)'과 오푸스넘버(op.)142 제2곡 '너의 뺨에 기대어' 등을 불렀다. 제10곡 '고요한 눈물'에서 카우프만은 과장하지 않은 발성으로 목을 풀듯, op.25 '미르테 꽃' 제1곡 '헌정'을 부를 때는 미동 없는 자세로 자신이 낼 수 있는 소리의 반만 들려주듯 각각 노래한 후 퇴장했다. 두 번째 무대에서 몸이 풀린듯한 카우프만은 리스트의 가곡 6곡을 불렀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를 부를때 그는 소리를 바깥으로 울려내기보다 몸 안 호흡의 압력만으로 음을 밀어내듯 노래했다. 관객들은 카우프만 특유의 단단하고 영웅적인 음색에 매료된 듯 숨소리도 내지 않
"미식과 예술이 교차하는 공간, 알루그랑(Halle aux Grains)”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에 위치한 피노 컬렉션(Pinault Collection)은 케링 그룹의 수장인 프랑수아 피노의 화려한 컬렉션과 예술적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거대한 중앙 돔에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 차가운 따뜻함을 포용하는 안도 타다오의 시멘트 벽 그리고 현대미술 작품과의 조화는 관람객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특히 피노 컬렉션 3층에 있는 레스토랑 알루그랑(Halle aux Grains)에서는 특별한 미식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의 메뉴는 프랑스처럼 시크하면서도 화려하다. 음식이 담긴 접시 하나,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그리고 활기찬 스탭의 서비스 등 알루그랑은 고객들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한다. 마치, 한 접시의 요리에 예술과 자연, 그리고 삶이 담긴 듯하다.역사와 예술의 공존하는 공간프랑스 보그 前 편집장 카린 로이펠트(Karine Roitfeld)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종종 등장하는 감각적인 레스토랑 ‘알루그랑’은 단순한 미식 공간을 넘어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곳이다. 이 레스토랑이 자리한 Bourse de Commerce(부르스 드 코메르스) 건물은 1763년 곡물 시장으로 설계된 이후, 증권거래소와 현대 미술관으로 변모하며 파리의 경제 및 문화적 변화를 반영해왔다.이러한 역사적 유산을 계승한 알루그랑은 곡물을 테마로 한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며,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새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레스토랑의 이름 ‘알루그랑’은 건물의 과거와 음식의 기초가 되는 곡물의 의미를 담아, 미식과 예술적 가치를 결합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레스토랑 내부는 건축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디자인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가 마지막 무대를 예고했다.이미자는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1959년 '열아홉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이후 '동백 아가씨', '여자의 일생', '섬마을 선생님' 등의 곡을 히트시키며 66년간 전통가요의 뿌리를 지켜왔다.이날 이미자는 "난 은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면서도 "마지막이라는 말을 확실히 드릴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오는 4월 26~27일 서울 종로구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후배 가수 주현미, 조항조 등과 함께하는 공연 '맥을 이음'이 마지막 무대가 될 것이라는 뜻이었다.이미자는 "단을 내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노래할 수 없을 때 조용히 그만두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은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은퇴라는 말 대신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말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은퇴를 시사한 이유에 대해서는 "주옥같은 전통가요를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대를 이을 수 있는 사람을 마련해 공연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맥이 끊겨버릴 줄 알았는데 그걸 이을 기회가 왔다. 그렇다면 난 이 공연으로 마무리를 충분히 지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