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속 배경인 서울의 '반지하' 주택이 외신을 통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는 영화 속 반지하 주택은 '남북 갈등의 역사'를 기원으로 한 건축양식이라고 소개했다. BBC는 "1968년 북한의 청와대 습격 사건 등을 계기로 고조된 남북 간 긴장 속에서 한국 정부가 1970년 건축법을 개정해 국가 비상사태 시 모든 신축 저층 아파트의 지하를 벙커로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방송국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싹쓸이 수상' 직후 '서울의 반지하에 사는 진짜 사람들'이란 제목의 '르포' 기사를 10일(현지시간) 내보냈다.
'기생충' 서울 반지하,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지하 벙커였다"
BBC는 기사를 통해 "이러한 반지하 공간을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임대하는 것은 불법이었지만, 1980년대 주택 위기가 찾아오자 정부가 이 공간을 거주 시설로 합법화했다"고 전했다. 반지하가 치솟는 집값에 대응책으로 꼽혔다는 것이다.

일본 아사히신문 역시 반지하 주택 내외부 사진을 소개한 기사를 썼다.

이 신문은 도심에서 저소득층이 저렴한 지하층 방에서 살고 있지만, 이태원 등지의 관광지에서는 반지하를 꾸민 카페나 잡화점 등이 특징적인 구조 덕에 인기를 끌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기생충' 서울 반지하,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지하 벙커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