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파울 클레 '노란 새들이 있는 풍경'
클레가 1923년 완성한 ‘노란 새들이 있는 풍경’은 숲속의 밤 풍경을 동화처럼 묘사한 작품이다. 어두운 숲속에 신기하게 생긴 다양한 색의 식물들이 흔들리듯 서 있다. 일곱 마리의 노란 새는 숲속 여기저기에서 지저귄다. 어떤 새는 구름에 거꾸로 매달려 있고, 어떤 새는 예쁜 꽃잎 위에 살포시 앉아 노래를 부른다. 거대한 밤은 노란 새들에게 동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다양한 색감의 식물에는 몽상적인 그림자 역할을 한다. 춤추는 식물, 노래하는 새들과 어두운 밤이 선율처럼 변주되며 크고 작은 진동으로 공명한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전혀 다른 상상의 세계를 구현한 대가의 묘기가 흐드러지게 녹아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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