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연이 엄마 /사진=MBC '너를 만났다' 방송화면 캡처
나연이 엄마 /사진=MBC '너를 만났다' 방송화면 캡처
가상현실(VR)을 통해 세상을 떠난 딸을 만난 나연이 엄마가 화제다.

지난 6일 방송된 MBC스페셜 '너를 만났다'에서는 3년 전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난 딸 나연이를 엄마 장지성 씨가 가상현실에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을 위해 국내 최고의 VR기술진이 협력한 가운데, 제작진은 나연이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분석해 몸짓, 목소리, 말투를 분석해 모션 캡션 기술을 활용해 생동감있게 구현했다.

가상현실에서 나연이를 만난 엄마는 바로 눈물을 터트렸다. "엄마 내 생각하냐", "많이 보고 싶었냐"고 질문을 쏟아내는 나연이에게 장 씨는 "보고 싶었다"라고 답하며 딸을 만지려고 애썼다. 나연이 엄마의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그는 오열하며 "예쁜 나연이, 잘 있었냐", "안아보고 싶다" 등의 말을 내뱉었다.

나연이 엄마는 딸을 다시 만나면 좋아하는 미역국을 끓여주고, '사랑한다' '한 번도 잊은 적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날 모녀는 생일파티를 했다. 나연이는 "아빠 담배 안 피우게 해주세요. 오빠랑 언니 싸우지 말고, 동생 아프지 말고, 그리고 우리 엄마 울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소원을 빌었다. 이어 "난 엄마가 끓여 준 미역국이 제일 맛있다"라며 밝게 웃었다.

나연이 엄마 장 씨가 최근 블로그에 올린 촬영 소감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큰 화면으로 우리 나연이 영상을 보니 그것만으로도 좋다"면서 "웃으면서 나를 불러 주는 나연이를 만나 아주 잠시였지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늘 꾸고 싶었던 꿈을 꾼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랑스러운 세 아이들의 웃음이 우리 나연이의 빈자리를 많이 채워주고 있다. 그래서 이제 슬프지만은 않다. 나연이를 그리워하고 아파하기보다는 더 많이 사랑하면서 내 옆의 세 아이들과 많이 웃으며 살고 싶다. 그래야 나연이를 만날 때 떳떳할 수 있을 것 같으니"라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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