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회계 개혁 정착지원단' 회의

금융당국이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의 보완책으로 감사인 지정 후 피감 회사인 상장사 등의 감사인 선택 허용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30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회계기준원, 한국공인회계사회,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 기관과 제3차 '회계개혁 정착지원단' 회의를 열어 이런 방침을 공유했다.

금융위는 감사인 지정에 따른 감사보수 상승 등 기업 측 부담을 고려해 피감 회사인 기업이 하위 그룹으로 감사인 재지정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은 피감 회사와 감사인을 회사 규모 등을 기준으로 분류해 매칭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피감회사는 우선 자신과 같은 그룹 또는 상위 그룹의 감사인을 지정받게 된다.

이어 피감 회사는 1회에 한해 감사인 재지정 요청을 할 수 있다.

현행 외부감사 규정에서는 재지정의 경우 규모가 더 큰 상위 그룹내 감사인만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하위그룹 감사인으로 재지정받을 수 있다.

회계감사 계약시 통상 큰 규모의 회계법인은 작은 규모의 회계법인보다 감사 보수가 높기 때문에 이번 규정 개정으로 피감 회사의 비용 부담 상승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제로 감사인 재지정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더 낮은 보수의 회계법인과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피감 회사인 기업 입장에서는 감사인과의 계약에서 협상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측에서 꾸준히 요청해온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재지정 요청 대상 확대 내용을 담은 외부감사규정 개정안은 10월 2일 금융위원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또 감사 계약 체결기한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원칙적으로 감사인 지정일로부터 2주 이내에 감사 계약이 체결되어야 하지만 우선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의 시행 첫해는 감사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체결 기한의 여유를 준다는 설명이다.

참석자들은 또 감사인의 디지털 포렌식 조사 감독지침 태스크포스(TF)와 공정가치 평가 방법 가이드라인 TF의 논의 진행 상황도 공유했다.

금융위는 올해 안에 이들 TF 논의 결과를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는 롯데지주, 두산인프라코어, 파크시스템스, 오로라월드의 회계 업무 담당자도 참석해 현장의 의견을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