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에는 아버지의 인형으로, 결혼 후에는 남편의 인형으로 살던 가정주부 '노라'가 성 소수자였다면?
연극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헨리크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1879)을 참신하게 계승한 연극이 한국 무대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은 영국 극작가 사무엘 애덤슨이 지난 6월 런던에서 초연한 신작 '와이프'(WIFE)를 10월 1일부터 6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공연한다고 25일 밝혔다.

'와이프'는 지난 100년간 연극의 흐름과 가족의 변화를 무대에 올려 한눈에 관찰한다.

작품은 1959년 '인형의 집'에서 주인공 노라 역을 맡은 여배우가 젊은 여성 데이지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맺는 장면으로 출발해 네 개의 시기를 보여준다.

1959년 수잔나와 데이지, 1988년 에릭과 28세의 아이바, 2019년 카스와 58세의 아이바, 2042년의 수잔나와 데이지 커플의 이야기에서 각 시대의 통념을 비교한다.

시대별 연극사조의 흐름이 도드라지는 것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연출은 서울시극단 '창작플랫폼-희곡작가' 사업에 선정된 신유청 연출가가 맡았다.

서울시극단은 해마다 유명 희곡작가나 연출가를 뽑아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신 연출은 "인류가 가장 큰 변화를 경험한 근현대 100년 간 인간의 가장 고귀한 가치인 사랑이 어떻게 변했는지 지켜봐 달라"며 "단순히 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단어였던 '퀴어'의 개념이 오늘날 확장되고 있듯, 작품 안에서 변화를 거듭하는 퀴어의 정의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우 이주영, 오용, 황은후, 백성광, 오정환, 성수연이 출연한다.

20세 이상 관람가.

관람료는 3만∼4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