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SUHD 브랜드를 바탕으로 55인치 이상의 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중국 TV업체는 글로벌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에 힘입어 50인치 이하에서 판매를 늘리고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가격 경쟁력이 약한 LCD 패널의 생산능력을 이전보다 줄이는 동시에 대형 LCD 패널 및 차세대 패널(QD OLED, 마이크로 TV)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프리미엄 TV 시장 창출에 주력해 2020년 이후 글로벌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보다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대형 TV 영역의 프리미엄 비중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픽=한성호  기자  sungho@hankyung.com
그래픽=한성호 기자 sungho@hankyung.com
2000년 이후 글로벌 TV 시장의 주인공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브라운관 TV에서 평판 TV(LCD LED)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격적인 LCD 패널 투자 및 시장 진출로 브라운관 TV 시대 맹주이던 소니를 추월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로 부상했다. 삼성전자는 평판TV의 패널인 LCD에서 점유율 1위를 확보한 이후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인 보르도 TV의 성공(2006년)으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명확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했다. 반면 소니는 브라운관 TV 시대의 영광 이후 LCD 패널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동시에 삼성전자와 중국으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TV의 변화에 동참하지 못한 결과 2009년 이후 TV 시장 영향력(점유율 하락)이 미미해졌다.

2009년 삼성전자는 LCD TV 광원이 냉음극관(CCFL)에서 LED로 교체되는 시기, 기술적 우위(LED 사용량을 줄여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 확대)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판매 확대의 길에 들어섰다. LED TV는 직하형에서 에지형으로 발전, LED 사용량도 초기 대비 1/10로 축소돼 초슬림형이 가능해 평판 TV의 대명사가 됐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이후 새로운 영역인 50인치 이상의 대형 TV를 공략, 40인치에서 80인치 영역을 포함한 다양한 라인업으로 평판 TV 성장 기간에 높은 성장세를 이뤘다.

2017년 이후 삼성전자는 TV 사업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 LCD 패널 업체는 정부 및 지방정부의 재정 지원, 공격적인 설비투자로 LCD 패널 공급 과잉을 초래했다. 중국 TV업체는 가격이 낮은 LCD 패널의 공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점유율 확대 전략을 펼쳐 40인치 이하에서 판매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2019년 LCD 패널의 가격이 추가 하락, LCD 패널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시점에서 삼성전자 TV 사업은 변곡점에 놓여 있다.

글로벌 점유율 2위인 LG전자는 OLED TV 출시로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해 삼성전자의 SUHD 브랜드와 경합하고 있다. 중국 TV업체는 저가격 정책으로 대형 UHD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점유율 1위의 브랜드 경쟁력과 반도체, OLED(디스플레이, 플렉시블), 인공지능(AI) 사업의 지원으로 차세대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경험과 대규모 투자능력을 바탕으로 대형 OELD TV(QD-OLED), 마이크로 LED의 새로운 TV 시장 창출, 8K 시장의 선점으로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경쟁사보다 선제적인 투자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는 목표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대형 OLED TV는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하반기 중국 광저우 공장의 가동으로 TV용 OLED 패널 공급이 증가한 시점에서 2020년 하반기 삼성전자가 대형 OLED TV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형·고화질' 라인업 강화…프리미엄 브랜드 전략 지속
삼성전자의 TV 사업 방향은 AI와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추가한 동시에 다른 가전제품군(냉장고, 세탁기 등 소형 가전 포함)과의 연결을 통한 스마트홈 환경 구축이다. TV는 점차 기능을 개선하기보다 디자인을 강조해 전통적인 가전 제품이 아니라 가구 및 종합 디스플레이 개념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또한 대형 TV와 초슬림, 무선 형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모빌리티(스마트폰 등), AI와 융합으로 플랫폼 환경이 들어가게 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장업체인 하만의 인수로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다. 빅스비와 클라우드 관련 M&A를 추진하고 반도체(D램, 낸드, 비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점을 포함하면 삼성전자 TV는 스마트홈의 성장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kangho.park@daish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