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단기와 장기 사이를 메우는 렌터카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구독 서비스’다. 소비자가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여러 차종을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방식이다. 중형 세단을 3년간 타는 게 아니라 때로는 승합차를 빌릴 수도 있고, 혼자 타는 기간이 길다면 준대형 고급차를 대여할 수도 있다.
대여 기간은 1~36개월 정도로 다양하다. 초단기 렌털이 최소 10분 단위고, 장기 렌털은 최소 1~3년 계약이 전제라면 구독 서비스는 정해진 계약 기간 내에 이용 가능한 차종을 소비자가 고를 수 있다. 그래서 구독 서비스를 ‘렌털의 진화’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용자에게 관심은 비용이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를 빌릴 때 이용금액의 기준이 되는 것은 대여 차종의 종류, 대여 기간과 운전자 연령이다. 여기서 대여 기간과 운전자 연령 기준이 같을 때 요금을 내리는 방법은 차의 등급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중형급을 원하면서 준중형으로 빌리는 게 썩 내키는 일은 아니다.
이럴 경우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중고차를 일정 기간 빌리면 된다. 자동차를 빌릴 때 꼭 새 차라는 법은 없어서다. 최근 등장한 자동차는 제품력이 크게 향상돼 중고차여도 빌려 타는 데 문제가 없다. 중고차의 관리 책임은 대여사업자에 있으니 오히려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에선 그런 사업을 할 수 없다. 자동차를 빌려줄 때 이용 가능한 대여 차종에 ‘차량충당연한’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서다. 차량충당연한은 대여사업자가 자동차를 빌려줄 때 차의 나이, 즉 차령을 제한하는 제도다. 여객운수법 시행령 40조에 기재된 차량충당연한에 따르면 승용차의 경우 1년, 승합차는 3년 이내 출고된 차만 빌려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소비자가 자동차를 장기간 빌려 타는 것은 사업자가 새 차를 구입해 최장 5년을 빌려주는 방식에 한정됐다(승용차 기준). 하지만 소비자로선 저렴한 렌털을 원할 수도 있는 만큼 제도가 선택을 가로막는다는 의미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빌려줄 수 있는 승용차의 차령을 1년이 아니라 3년 이내로 바꿔도 활용 가능한 방법은 적지 않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용자는 중고차의 품질 문제에서 자유로우니 신뢰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과거와 지금 자동차의 품질이 동일하다고 여기는 것 자체가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권용주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MBC라디오 ‘차카차카’ M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