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한복판에 누군가 쓰러지면?
이 영상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현실을 더 아프고 깊게 표현하기 위해 제작됐다. 가게 앞이 아니라 광화문 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풀썩풀썩 쓰러지도록 연출했다. 거리를 지나는 모든 이는 잠재적인 자영업자다. 한국 경제 인구의 25%가 자영업을 하고 있다. 학생, 공무원, 직장인 등 앞으로 누구든 자영업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거리에 쓰러진 시민을 지나가던 시민이 도와주는 이야기가 골간을 이룬다. ‘제로페이 서울’의 출시 사실을 알리고,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함께 상생하는 방법을 찾자는 공익 측면에서 제작됐다.

‘광화문 한복판, 당신 곁에 누군가 갑자기 쓰러진다면?’ 영상은 광화문 한복판을 걷던 사람들이 인도에서, 계단에서 힘없이 쓰러지는 걸 가장 먼저 보여준다. ‘자영업 10명이 시작할 때 아홉은 쓰러집니다. 자영업이 일어설 수 있도록 서울 시민이 도와주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윽고 길을 가던 이들이 쓰러진 이들에게 제로페이 서울을 장착한 휴대폰을 대자 쓰러진 이들이 일어선다. ‘자영업이 일어설 수 있도록 서울 시민이 도와주세요. 제로페이로 결제해 주세요. 사회적 우정의 시대를 시작합시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더 많은 이가 쓰러진 이들에게 휴대폰을 댄다. ‘자영업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착한 소비, 제로페이 서울’ 자막과 함께 휴대폰에 장착된 제로페이 앱이 보인다. 그러고선 ‘자영업을 돕고 소득공제 받고. 12월20일, 서울시민은 제로페이 서울’이란 메시지가 나타난다. 길거리 퍼포먼스처럼 보이기도 하고, 음울한 배경음악이 더해져 서늘한 공포영화 도입부 같기도 하다. 그만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현실이 힘들기에, 서울 시민이 사회적 우정을 보여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영상은 직설적으로 호소했다.

영상뿐만 아니라 촬영 현장 뒷얘기는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하게 한다. 연기자들이 감독의 큐 사인에 맞춰 우르르 쓰러지자 실제로 지나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도와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촬영 상황인지 모른 채 그저 쓰러진 사람을 구호해주기 위해 가던 걸음을 멈춘 것이었다. 서울시의 첫 번째 광고 ‘광화문편’은 여전히 온기 어린 사람들의 가슴을 겨냥해 탄생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