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는 1881년 파리의 아름다운 여인 네 명을 모델로 사계절을 그리려 마음먹었다. 하지만 ‘봄’과 ‘가을’만 그리고, 1883년 51세에 타계했다.
1881년 완성한 ‘봄’은 유명 여배우 잔 드 마르시의 옆모습을 드라마틱하게 잡아낸 걸작이다. 머리에 예쁜 꽃 장식을 달고 꽃무늬 드레스에 보닛(여성이나 어린아이들이 쓰는 모자)으로 멋을 잔뜩 부린 마르시가 양산을 들고 있다. 마네의 섬세한 붓터치와 풍부한 색감으로 봄기운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1882년 당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미술공모전인 파리 살롱전에 처음 출품한 작품이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미국의 석유부호 폴 게티 가문이 설립한 게티미술관은 2014년 11월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이 그림을 6510만달러(약 732억원)에 사들여 세계 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