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못생긴 어글리슈즈, 뉴트로 패션의 완성이죠
뉴트로 패션의 핵심 제품은 뭐니 뭐니 해도 어글리슈즈다. 밑창이 울퉁불퉁해 못생겼다고 이름 붙여진 어글리슈즈는 옷은 대충 입어도 신발은 튀는 걸 신고 싶어 하는 1020세대의 유행과 맞닿아 있다.

어글리슈즈 트렌드를 가장 먼저 주도한 것은 스포츠 브랜드 휠라다. 지난해 미국 풋웨어뉴스가 선정한 ‘2018 올해의 슈즈’는 휠라의 ‘디스럽터2’가 차지했다. 이 신발은 1년 만에 200만 켤레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밑창이 두툼하기 때문에 키가 커 보이는 효과도 있다. 하이웨이스트 청바지, 트레이닝복, 원피스 등 어떤 옷차림에도 잘 어울리는 게 특징이다. 휠라는 디스럽터2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 11월 ‘바리케이드XT97’을 새로 내놨다. 옆면에 휠라 로고를 자수로 새겨 넣었고 뉴트로 패션에 더 잘 어울리는 밑창을 적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뉴트로 패션 하면 떠오르는 영국 브랜드 엄브로의 ‘범피X’도 인기가 높다. 블랙, 화이트, 그레이 등 모노톤으로 제작해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성복 브랜드 ‘보브’는 올봄 처음으로 어글리슈즈를 출시했다. 매장에서 “어글리슈즈는 없느냐”고 문의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도 어글리슈즈가 대세가 됐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출시한 어글리슈즈 ‘버킷’은 지난달 온라인몰에 출시한 지 열흘 만에 6000켤레가 팔릴 정도로 히트를 쳤다. 키가 4.5㎝ 커 보일 정도로 두툼한 밑창을 달았는데도 무게가 350g(240 사이즈 기준)밖에 되지 않는다. 무신사닷컴 등 패션 전문 온라인몰에서 현재 신발 카테고리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어글리슈즈가 인기를 끌면서 색상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질바이질스튜어트의 핑크색 어글리슈즈는 230, 235㎜ 등 주요 사이즈가 품절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여러 톤의 핑크색을 자연스레 섞어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당분간 어글리슈즈 열풍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캐주얼한 디자인을 적용한 프로스펙스의 ‘스택스’는 출시 4개월 만에 2만 켤레 이상 팔렸다. 다른 브랜드보다 뒤늦게 출시했지만 디자인과 색감, 가격으로 호평받았다. 스택스 판매가는 6만9000원으로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블랙, 화이트 등 교복에 잘 어울리는 제품이 인기가 많았다.

프로스펙스 관계자는 “멋을 내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멋을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신발”이라며 “과감하게 뉴트로 패션을 즐겨 입는 10대는 물론 캐주얼 차림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어글리슈즈를 찾는 20대도 많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