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와 아드리아해를 품고 있는 유럽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는 더 이상 낯선 여행지가 아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크로아티아는 고대 그리스부터 로마, 오스만 제국에 이르는 파란만장한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는 유럽 여행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9월 서울과 자그레브를 잇는 대한항공 직항 노선이 신규 취항하면서 여행도 이전보다 쉬워졌다. 곧 한국 사무소 개소를 앞둔 크로아티아 관광청이 한국인 취향에 맞춰 엄선한 여행지로 크로아티아 문화여행을 떠나보자.

수도 자그레브와 흐바르·코르출라 섬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Ivo Biocina 제공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Ivo Biocina 제공
수도 자그레브는 유럽에서 1인당 박물관이 가장 많은 문화유산의 도시다. 시내 중심의 옐라라치 광장부터 구시가지인 어퍼타운까지 각종 문화유적으로 가득하다. 각종 가게와 레스토랑,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어퍼타운은 독특한 바로크풍 분위기에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더해져 1년 내내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로 유명하다. 크로아티아의 1000개가 넘는 섬 중 흐바르와 코르출라가 대표적인 문화 여행지다. 연중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흐바르는 섬 곳곳에 기원전 4세기께인 고대 그리스 시대에 세운 건축물이 남아 있다. 중세시대 때 조성한 6만여 개의 묘비와 크로아티아 전통 건식벽돌인 수호지드도 볼 수 있다. 탐험가 마르코 폴로의 고향인 코르출라는 기원전 6세기 그리스를 시작으로 로마와 비잔틴, 베네치아, 합스부르크,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 다양한 문화 유적을 간직한 문화 여행지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과 포레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Luka Esenko 제공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Luka Esenko 제공
자그레브와 자다르 두 도시 중간에 있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크로아티아 국립공원 중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크고 작은 폭포로 이어지는 16개의 청록색 호수가 빚어낸 풍광이 백미로 꼽히며, 곰과 늑대 등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로 불린다. ‘아바타’ 등 영화 속 배경으로 자주 등장해 이미 한국인이 즐겨 찾는 필수 여행코스 중 하나다.

이스트라반도 서쪽에 있는 포레치는 한국에선 아직 낯선 곳이다. 약 2000년의 역사를 지닌 포레치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역사지구와 초기 기독교 예배당인 에우프라시우스 성당이 볼거리다.

101마리 달마시안의 고향 달마티아

101마리 달마시안의 고향으로 알려진 아드리아해 동부 연안의 달마티아는 자다르와 시베니크, 트로기르, 스플리트, 두브로브니크가 대표적인 문화 여행지로 꼽힌다.

시베니크는 16세기 때 지어진 성제임스 성당과 세인트니콜라스 성곽 등의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막심 므르비차와 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2018년 발롱도르 상 수상자인 축구선수 루카 모드리치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트로기르는 고대 로마와 크로아티아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구도시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아드리아해의 진주’로 불리는 두브로브니크는 아름다운 풍경과 다양한 볼거리로 유명한 크로아티아 최고의 관광도시다. 한 번 방문한 사람은 반드시 오게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력적인 도시인 두브로브니크는 베네치아 공화국 당시 축조된 성벽과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으로 지은 교회와 수도원, 궁전 등이 잘 보존돼 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