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R&B스타 '위켄드' 첫 내한 공연, ‘추위 날려버린 최고의 R&B 라이브’
더 위켄드는 밴드를 제외하곤 오로지 혼자서 퍼포먼스를 펼쳤다. 그러면서도 무대를 꽉 채우는 느낌을 줬다. 멜로디 구조를 부각하는 전자음악 중 하나인 엠비언트나 전자 파열음 등을 사운드로 활용한 덕이다. 연신 고음을 내지르면서도 박수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거나 ‘아이 러브 유 코리아’를 외쳤다. 국내 스마트폰 광고음악에 수록되며 인기를 끈 ‘아이 캔트 필 마이 페이스(I can‘t feel my face)’가 나올 때는 전주 부분부터 뜨거운 함성이 터져나왔다. 멜로디와 비트가 상대적으로 쉬워 광고에 나온 구절을 부를 땐 관객 모두가 하나가 돼 따라부르기도 했다.
무대에서 한국 관객들과 특별한 대화를 나누진 않았지만 더 위켄드는 공연 내내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한국에 처음 왔는데 너무 아름답다”고 말하며 가사 중간 중간에 ‘코리아’를 넣어 부르기도 했다. 외국 가수의 내한 공연마다 떼창으로 유명세를 타는 나라답게 더 위켄드가 호응을 유도할 때마다 관객들은 열렬히 답했다. ‘모닝(Morning)’을 부를 때는 관객들이 켠 휴대폰 조명으로 파도를 타며 고척돔을 환하게 밝혔다.
일부 곡은 리드 기타나 드럼 소리에 비해 베이스 반주가 지나치게 크게 울린 탓에 멜로디나 가수 음이 묻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한 관객은 공연 후 “베이스 음이 너무 깊게 울려 가사가 잘 들리지 않을 때가 있었다”며 “심지어 의자와 바닥까지 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5곡을 쏟아낸 더 위켄드가 무대를 빠져나간 이후에도 관객들은 ‘앵콜’을 기다리며 쉽게 공연장을 떠나지 못했다. 공연 종료를 알리는 현대카드 측 방송이 나오고서야 자리를 떴다. 공연장 입구에 고드름이 얼어 주의하라는 방송이 나올만큼 추운 날씨였지만 더 위켄드는 세련된 PBR&B와 완벽한 라이브로 뜨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을 펼쳤다.
주은진 기자 jinz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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