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장 개척자 리디북스 코스닥시장 상장 도전
전자책 시장 개척자로 불리는 ‘리디북스’ 운영업체 리디가 코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유망 기업을 위해 상장 문턱을 낮춘 테슬라 요건 상장 제도를 활용할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자책업계 1위 회사인 리디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에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고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이달 말까지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상장을 준비할 계획이다. 적자 기업이어도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도록 한 테슬라 요건 상장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리디는 지난해 약 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약 174만 권의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리디는 2009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 전자책 서비스를 내놓은 업체다. 9년 동안 전자책 한우물을 파면서 네이버, 알라딘, 예스24 등 대형 도서 플랫폼 사업자를 따돌려 ‘골리앗을 이긴 다윗’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전자책 누적 다운로드 수는 3억4000만 건(지난 6월 말 기준)에 달한다.

리디는 출판업계가 전반적인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186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665억원으로 끌어올리며 3년간 약 260% 성장했다. 최근 책 줄거리를 카드뉴스 형태로 제작해 소개하는 채널 ‘책 끝을 접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디노먼트를 인수하는 등 사세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리디는 2014년 약 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으로부터 80억원을 투자받았다. 2016년엔 프랙시스캐피탈 등이 2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23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장 전후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에 육박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아마존의 킨들 출시를 시작으로 출판시장의 약 25%를 전자책이 잠식했다”며 “한국은 아직 전자책 점유율이 전체 출판시장의 3% 이내라 리디의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