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악사, 뛰노는 아이들… 여기서는 골목이 天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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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낭만이 넘치는 쿠바여행 (6) - 트리니다드 ①
낭만이 넘치는 쿠바여행 (6) - 트리니다드 ①

저녁마다 마요르 광장에서 춤의 향연


노예무역과 설탕으로 번영을 구가하던 도시

다 돌아보기에는 시간의 제약이 있겠지만 도심 관광 스폿은 누구나 돌아보는 곳이기에 이곳에서는 세로로 가로로 걸으면서 도시가 끝나는 지점까지 걸어봐도 좋을 듯하다. 이 도시가 뿜어내는 해바라기빛이 사라지는 지점까지 걸으면 산 아래 한국의 여름 풍경 같은 고즈넉함이 살아 숨쉬고 있다. 역사와 혁명과 투쟁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이 도시도 사실은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다. 트리니다드의 중심에는 마요르 광장이 자리한다. 18~19세기 노예무역과 설탕으로 번영을 구가하던 도시다. 곳곳에 자리 잡은 건물이 옛 영화의 증거물들이다. 18세기에 건축된 산체스 이스나가의 집이 오른편에 있고 현재는 건축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광장 북동쪽에는 1892년에 세워진 삼위일체 성당이 보인다. 광장 북서쪽에는 성프란시스코 교회가 있다. 이 교회의 종탑을 참을성 있게 올라가면 트리니다드를 한눈에 사방으로 조망할 수 있다.
트리니다드의 상징 칸찬차라 칵테일
고풍스러운 가로등과 광장의 중앙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뮤즈의 여신상이 있다. 자갈길, 고풍스러운 건물, 총천연색의 담벼락 사이를 걸어 야자수 나무 아래 뮤즈의 여신상은 도시를 지키고 있다. 뮤즈는 그리스의 여신으로 음악을 관장하는 신이다. 지나간 모든 것을 기억하는 기억의 신이며 음악, 춤, 문학에 능한 예술의 여신이다. 뮤지엄의 어원이며 뮤즈의 여신을 모시는 전당이란 뜻이다. 영어 뮤직의 어원이기도 하다. 이 도시에 뮤즈의 여신상이 자리 잡고 있는 이유는 트리니다드가 예술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저녁이 되면 카사 데 라 무지카의 계단은 예술을 즐기는 여행자들의 천국으로 변모한다. 이 도시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걸어서 다녀야 한다. 발바닥을 자극하는 돌보도의 촉감을 느끼면서 천천히 걸어다니며 골목을 구경하고 이 도시의 랜드마크인 건축물이나 시장의 아기자기한 토산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근세 이전 부침의 역사가 칸찬차라 칵테일 향처럼 온몸에 전해온다. 쿠바는 칵테일이 발달한 나라다. 아바나에는 리브레, 모히토, 다이키리, 피나콜라다 등이 있다. 트리니다드가 고향인 칵테일이 있는데 칸찬차라이다. 럼을 기본으로 꿀, 물, 라임, 얼음을 넣은 칵테일이다. 처음에는 군인용 음료로 개발된 서민 음료다. 다섯 가지 재료를 모두 섞어 전용 항아리 잔에 담아 마신다. 스틱으로 저어 마셔야 밑에 가라앉은 꿀을 술과 섞어 먹을 수 있다. 성급한 여행자는 바닥에 깔린 사탕수수 즙을 남길 수 있으니 잘 저어서 차분하게 진한 라이브 음악과 분위기를 즐기면 좋다. 트리니다드는 노란빛에 물들어 잠들었다 해바라기 꿈에 깨어나는 동화의 나라다.
트리니다드=글 최치현 여행작가 maodeng@naver.com
사진 정윤주 여행작가 traveler_i@naver.com
여행정보
쿠바섬 중부에 있으며 1514년에 건설됐다. 18세기와 19세기 사탕수수산업의 번성과 도시의 흥망이 연결된다. 19세기 중엽에 시간이 멈춰버린 야외의 거대한 박물관이다. 198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도심만 보면 하루에 마칠 수 있다. 여행의 시작은 마요르 광장에서 시작한다. 이 광장에는 산티스마 트리니다드 교회가 있다. 도시의 랜드마크는 트리니다드 혁명역사박물관이다. 도시에서 가장 높은 종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