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손목 쓰지 않아… '송곳 아이언 샷' 명성
성은정, 왼팔을 겨드랑이에 붙여 미스샷 최소화
박신영, 오른쪽 팔꿈치가 지면 바라보는 지 점검
김승혁, 다운스윙 직전 왼쪽 엉덩이 살짝 기울여
이승현, 척추각 유지… 샷 편차 크게 줄어들어
장하나의 손목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4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통산 10승을 기록 중인 장하나(26). 그의 장기는 ‘송곳 아이언 샷’이다. 국내 투어 복귀 2년차인 올해도 84.8148%(1위)의 그린 적중률을 앞세워 투어를 지배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그의 아이언은 1~2위를 다퉜을 정도로 정교했다. 손목을 쓰지 않는 게 비결이다. 이를 위해 ‘백스윙’하는 내내 손등이 계속해서 공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유지한다. ‘클럽 페이스’가 열렸다가 닫히는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오차 범위가 줄어든다는 게 장하나의 설명이다. 테이크어웨이 후 헤드가 지면에서 평행하게 됐을 때 리딩에지가 척추각과 비슷하게 기울었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이때 그립의 끝이 타깃을 바라본다면 금상첨화다.
성은정의 겨드랑이
성은정(19)은 2016년 US 여자 아마추어 골프 챔피언십과 US 여자 주니어 골프 선수권대회를 동시 석권한 글로벌 골프 스타다. 올해 3부 투어로 프로 데뷔한 그는 샷이 불안정할 때마다 점검하는 게 한 가지 있다. 바로 ‘왼쪽 겨드랑이’다. 그는 “공을 때린 뒤 폴로스루를 할 때 왼팔을 겨드랑이에 붙이려 노력한다”며 “스윙궤도가 일정해져 미스샷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강하게 멀리 치고 싶을 때면 왼쪽 겨드랑이를 더욱 견고하게 붙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왼쪽 겨드랑이는 ‘슬라이스 환자’들에게도 유효한 팁이다. 아웃-인 궤도로 공을 깎아 치거나 몸이 클럽헤드보다 일찍 열려 슬라이스가 날 때 십중팔구 왼팔이 겨드랑이에 붙어 있지 않고 떨어져 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겨드랑이를 붙이면 회전력이 좋아지고 스윙 스피드가 늘어나는 부수입도 챙길 수 있다.
박신영의 팔꿈치
지난해 카이도여자오픈 챔피언인 박신영(24)이 항상 신경쓰는 팔꿈치도 새겨둘 만한 실전 팁이다. 멀리 치려는 욕심이 앞설 때 팔로만 공을 치려는 심리가 강해지곤 하는데, 팔꿈치를 기준으로 스윙 궤도가 평소와 같은지 꼭 체크하는 게 그의 습관이다. 오른쪽 팔꿈치가 지면을 바라보는지, 왼쪽 팔꿈치와 가깝게 붙어 있는지를 꼭 점검한다는 얘기다. “오른쪽 팔꿈치가 등 뒤쪽을 바라볼 때가 있는데 이럴 때마다 샷 방향이 엉망이 된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래서 그는 오른쪽 팔꿈치를 어드레스 때의 척추각 기울기와 같게 하거나 좀 더 세워 일정한 다운스윙 궤도를 내려 노력한다.
그는 “백스윙 톱을 만들 때 오른손에 쟁반을 올려놓는다는 느낌으로 해보라”며 “오른 손바닥에 올려놓은 쟁반이 떨어지지 않게 하려면 오른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잘 받쳐줘야 하므로 팔꿈치가 벌어지거나 뒤로 빠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김승혁의 엉덩이
코리안 투어 4승의 김승혁(32)은 ‘가성비 갑’ 골퍼로 불린다. 힘을 들이지 않고도 고효율 스윙을 한다는 이유에서 붙은 별명이다. 그는 “그립을 잡은 손가락과 손목, 팔, 어깨의 힘을 모두 뺀다”고 말했다. 그립의 경우 최대 악력의 30%만으로 잡는다. 헤드 스피드는 엉덩이의 회전과 올바른 스윙 시퀀스(연결동작)로 낸다. 가속하려면 ‘디딤 동작’이 필수다. 다운스윙 직전 왼쪽 엉덩이와 왼발이 목표 방향으로 살짝 기울면서 주저앉는 듯한 동작이다. 이렇게 하면 엉덩이-허리-윗몸통-어깨-팔-손-클럽 샤프트-헤드 순으로 회전이 시작되고 가속이 붙기 시작해 임팩트 때 최대치의 헤드 스피드가 나온다.
이승현의 척추
KLPGA 투어 메이저 2승 등 통산 6승을 수확 중인 이승현(27)은 풀 스윙보다 3분의 2 스윙을 즐겨 한다. 비거리는 길지 않다. 230~240야드 정도로 KLPGA 투어에서 하위권에 머무른다. 하지만 정확하게 쳐 타수를 차곡차곡 줄이는 게 장기다. 올 시즌 그의 ‘톱10’ 진입률은 80%로 전체 1위다. 5개 대회에 출전해 4회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현 스윙의 핵은 척추각 유지다. 테이크어웨이, 백스윙, 다운스윙, 폴로스루, 피니시까지 어드레스한 척추각에 변화가 거의 없다. 상·하체 분리 없이 몸 전체가 한 번에 회전한다는 점도 정확성을 높이는 한 축이다. “잔동작이 거의 없어 샷의 편차가 줄어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