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라흐마니노프의 가곡 '샘물'
피아노곡으로 유명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는 러시아 가곡도 많이 작곡했다. 남아 있는 것만 86곡에 이른다. 그중 21세 때 만든 ‘샘물’(1894)은 겨우내 얼어 있다 봄을 맞아 힘차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샘의 모습을 짧지만 감격적으로 그려낸 곡이다. 러시아에서는 상당한 인기곡이다. 20세기 러시아 남성 무용수의 역량을 드높인 것으로 유명한 볼쇼이 발레의 전설적 무용교사 아사프 메세레르가 관현악 편곡을 통해 멋진 발레 소품으로 안무하기도 했다. 원래 가사에서 “봄이 오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외치는 시기는 5월이다.

러시아는 동토의 땅으로 봄이 늦게 찾아온다. 봄답지 않게 너무 덥다고 투덜거리게 되는 요즘 한반도 기후 상황으로는 아무리 늦게 잡아도 지금쯤에는 즐겨야 어울릴 곡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