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알래스카 앵커리지
미지와 문명이 교차하는 땅 알래스카 앵커리지
雪雪 기어도… 여기선 행복해 !
앵커리지 곳곳에 청정공원
크로스컨트리·개썰매 체험
전세계 '스키어들의 천국'
알리에스카 리조트
다양한 트레킹 코스 자랑
美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수어드 하이웨이' 200km
모든 구간이 눈부신 절경
순록 핫도그·야크고기 버거
수준급의 크래프트 맥주
여행자 유혹하는 먹거리 풍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떠난 비행기는 이른 새벽이 돼서야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했다. 한산한 터미널 한쪽에 늠름하게 서 있는 그리즐리(곰) 인형과 북쪽의 끝인 극북(極北)의 외딴 마을로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은 경비행기 모형만이 알래스카를 찾아온 낯선 여행객을 반겼다. 얼음이 서린 도로를 느리게 달려 앵커리지 시내로 진입했다.
앵커리지 박물관으로 향했다.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인 이 박물관은 1968년 알래스카가 미국령이 된 지 100주년을 기념해 지었다고 한다. 주내 최대 규모의 박물관으로 알래스카의 역사와 예술, 생태계 등에 관한 정보를 2만7000개 이상의 방대한 유물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알래스카에 유럽인들이 발을 디딘 것은 약 300년 전이지만, 빙하기 때 베링기아를 거쳐 이 땅에 정착한 원주민의 역사는 약 2만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유전과 금광을 찾아 백인들이 몰려오면서 알래스카는 세상에 알려졌지만, 이 땅을 지켜온 사람들은 까마득히 잊혀졌다. 220여 개가 넘는 원주민 부족은 현재 알래스카 인구의 고작 15%만을 차지할 뿐이다. 그나마도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이누이트(Innuit)나 유피크(Yup’ik) 같은 부족은 극북의 땅에 흩어져 살아간다.
알래스카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원주민들이 일궈온 오랜 역사와 문화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극한의 동토에서도 자연을 존중하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한 그들이야말로 알래스카의 진짜 얼굴이니 말이다.
도심에서 만나는 청정자연
앵커리지의 가장 큰 매력은 도시와 자연의 매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심 곳곳에는 녹음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이 넘쳐나고,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트레일이 다양하게 조성돼 있다. 앵커리지 공항 근처에 있는 킨케이드 시립 공원(Kincaid Municipal Park)은 지역 주민들이 유독 사랑하는 장소다. 여름철에는 청명한 숲속에서 조깅과 사이클링, 축구, 피크닉을 즐길 수 있고 겨울철에는 크로스컨트리 스키(Cross-country Ski)와 스노 슈잉(Snow Shoeing), 썰매와 같은 겨울 액티비티 천국으로 변신한다.
다운타운 서쪽 끝자락에는 레졸루션 공원(Resolution)이 있다. 캡틴 쿡의 알래스카 항해를 기념해 만든 공원으로 날씨가 좋을 때는 디날리 산(Mt Denali)과 슬리핑 레이디(Sleeping Lady)라는 별칭을 지닌 수시트나 산(Mt Susitna)까지 조망할 수 있는 도심 최고의 전망대다.
수어드 하이웨이 따라 만나는 알래스카 최고의 비경
앵커리지와 알래스카 남단의 항구도시 수어드를 잇는 수어드 하이웨이(Seward Highway)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관광도로 중 하나다. 턴 어게인 암(Turnagain Arm), 추가치 국유림(Chugachi National Forest), 케나이 반도(Kenai Peninsula)의 수려한 풍경이 200㎞가량 이어진다. 모든 구간이 절경이지만 앵커리지에서 포티지 빙하(Portage Glacier)를 잇는 구간이 특히 아름답고 볼거리도 많다. 도심을 빠져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도로 옆으로 얼음조각이 떠다니는 수로와 추가치 산맥의 장엄한 모습이 펼쳐진다.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순수하고 청명한 세상에 사로잡혀 차를 멈추고 싶은 욕구가 끝없이 올라온다. 다행히 도로 곳곳에 뷰 포인트가 마련돼 있다. 그중 벨루가 포인트(Beluga Point)는 턴 어게인 암의 파노라마 전경과 조수 해일 현상, 바다를 헤엄치는 하얀 벨루가 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꼭 들러봐야 한다.
수어드 하이웨이 구간에는 거드우드(Girdwood)란 마을이 나타난다. 본래 작고 조용한 광산 마을이었으나 알래스카주 최대 규모의 알파인 스키장 알리에스카 리조트(Alyeska Resort)가 생긴 이후 앵커리지 대표 관광지로 떠올랐다. 굳이 스키를 타거나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이곳을 찾아야 할 이유는 많다. 위너 크릭 트레일(Winner Creek Trail)을 비롯한 다양한 트레킹, 하이킹 코스가 알리에스카 산 깊숙한 곳까지 퍼져 있다. 빙하 위를 날아다니는 경비행기, 헬기 투어나 오랜 전통을 지닌 개썰매 체험도 특별하다. 뭐니 뭐니 해도 하이라이트는 알리에스카 리조트 전망대다. 트램을 타고 해발고도 약 700m의 전망대에 도착하면 숨이 멎을 것 같이 아름다운 턴어게인 암과 현수빙하, 끝없이 이어지는 산맥의 전경이 코앞에 나타난다.
거드우드에서 수어드 하이웨이를 따라 조금 더 달리면 알래스카 야생 보호센터(Alaska Wildlife Conservation Center)가 나온다. 일반인에게도 공개하고 있어 알래스카를 고향으로 삼고 살아가는 다양한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렌터카 혹은 센터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관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입구를 지나자 한때 멸종 위기에 몰렸던 바이슨(Bison)이 꼬리를 펄럭이며 설원 위에 서 있다. 겨울이라 곰들은 동면에 들어갔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운 좋게도 두 마리 불곰 형제가 깨어 있었다. 꽁꽁 언 생선을 입에 문 채 눈밭을 마구 굴러다니는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순록 핫도그에서 크래프트 맥주까지
앵커리지=글·사진 고아라 여행작가 minstok@naver.com
여행 정보
인천과 앵커리지를 잇는 직항은 여름철에만 운항한다. 보통은 시애틀을 경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약 16시간 걸린다.
▶앵커리지 박물관: 입장료는 성인 기준 15달러. 동절기 기준 운영시간은 평일·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6시이며 월요일은 휴무다.
▶알래스카 야생 보호센터: 입장료는 성인 기준 15달러. 동절기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4시까지 운영한다. 개인 가이드가 동반하는 유료 투어부터 무료 투어까지 다양한 투어가 마련돼 있다. 주변에 포티지(Portage)호수와 빙하가 있으니 함께 둘러보면 좋다.
▶알리에스카 리조트 트램: 성인 왕복 29달러이며 운영시간은 동절기 평일 기준 오전 9시30분~오후 5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