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지난 9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사람의 얼굴을 한 새 ‘인면조’가 공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지난 9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사람의 얼굴을 한 새 ‘인면조’가 공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은 이야기 천국이다. 숨막히는 ‘스포츠 영웅’이 탄생하듯, 자고 일어나면 화제와 이슈가 차고 넘친다.

지난 9일 개회식 이후 11일까지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는 ‘인면조(人面鳥)’가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사람 얼굴을 한 독특한 생김새로 ‘평창 신스틸러’로 등극하면서 인면조를 주제로 한 ‘굿즈(캐릭터와 관련한 상품)’를 제작해달라는 요청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에서도 실시간 사진 검색 1위에 올랐고 각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각종 패러디가 등장했다. 매력적인 미남 혹은 호위무사로 표현된 인면조가 많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인면조가 갑자기 등장하자 일본 시청자들이 시선을 빼앗겼다. ‘임팩트가 강하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미국 ABC 뉴스는 “익숙하지 않은 생명체가 무섭다는 반응과 재미있고 독특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인면조를 제작한 디자이너 배일환 씨는 트위터에 “뜻밖의 반응에 너무 놀랍네요”라며 “우리 아이를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송승환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은 “인면조는 고구려 벽화 고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평화를 즐기는 한국의 고대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일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 직후에는 이른바 ‘김일성 가면 논란’이 인터넷을 달궜다. 한 언론사가 ‘김일성 가면을 쓰고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이란 제목으로 보도하면서다. “어떻게 대통령이 보고 있는데 그럴 수 있느냐. 배신이다”는 실망감에서부터 “지도자를 절대시하는 북한 정서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반론, “방남단을 모두 북으로 추방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다양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이 가면 논란은 해프닝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통일부는 “현장에 있던 북측 관계자 확인 결과 보도에서 추정한 그런 의미는 전혀 없으며 북측 스스로가 그런 식으로 절대 표현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탈북자 김모씨는 “비슷하게 생긴 건 맞지만 북한에서 통하는 보통의 미남 얼굴형”이라며 “신적인 존재를 가면으로 사용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 NBC의 ‘망언’ 여진도 남아 있다. 뉴스위크 출신인 NBC 해설자 조슈아 쿠퍼 레이모는 이날 일본 선수단 입장 때 “식민지배가 있었지만 모든 한국인은 자신의 나라가 변화하는 동안 일본이 문화·기술·경제적으로 본받을 나라였다고 말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을 했다. 인터넷에선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망언이라며 공식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들끓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NBC에 즉각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NBC는 “대한민국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점을 이해하며, 사과드린다”는 공식 사과 서한을 보내왔다고 조직위는 밝혔다.

이관우/최진석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