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정난권 남전사 회장 & 이상봉 몽트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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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도전의 연속이다. 남들은 은퇴를 생각할 나이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인들이 있다. 트럭 한 대로 사업을 시작한 정난권 남전사 회장(68)은 중소벤처무역협회를 설립하고 공동 회장을 맡았다. 청년들과 중소기업인들에게 무역을 통해 도전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30년 이상 가구유통업 등에 종사해온 이상봉 몽트리 회장(59)은 최근 수제 고급원목가구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이케아 같은 가구 거인에 대항하기 위해선 특화된 제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그가 가꾼 몽트리파크는 경기 광명시 가학동에 있다. 이케아와 불과 3㎞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들 기업인의 도전스토리를 들어봤다.
"해외 창업 돕는 사관학교 설립… 글로벌 CEO 키워낼 것"
(주)남전사(회장 정난권)는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88년 설립된 남전사는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두고 전자식 전력량계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를 창업한 정난권 회장은 1950년생이다.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다. 하지만 도전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요즘 두 가지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첫째,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관련 제품이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이다. 정 회장은 “스마트그리드와 관련된 단말기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다양한 전력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전력을 관리할 수 있다”며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외국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기술 개발을 위해 약 100명에 이르는 전체 인력 가운데 30%를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둘째, 중소벤처무역협회 발족이다. 이달 중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얻었고 오는 3월 출범식을 열 예정이다. 정 회장은 공동 회장을 맡았다. 또 한 명의 공동 회장은 중소기업청 차장과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지낸 송재희 씨(62)다. 정 회장이 이를 추진하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해외시장 도전의 꿈을 심어주고, 중소기업에는 수출로 돌파구를 찾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정 회장은 “30년 전 무일푼에 학벌도 없이 트럭 한 대로 사업을 시작해 전자식 전력량계 전문업체로 키웠다”며 “요즘 젊은이들은 도전정신이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청년들은 과감히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며 “우리 협회가 추구하는 사업 중 하나가 청년해외창업사관학교 혹은 글로벌창업보육센터”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라며 “무역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선진국의 신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있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입을 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 중 뜻이 있는 기업들이 힘을 합쳐 당당한 수출개미군단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협회를 결성했다고 덧붙였다. 내수시장만 바라봐선 안 되기 때문이다. 협회는 상호 정보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 협력사업을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무역기업인의 애로 해결을 위해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개발해 정부에 건의해나갈 생각이다.
그가 구상 중인 사업은 △무역기업인의 혁신역량 강화와 경쟁력 기반 구축 △무역 관련 전문지식을 함양할 수 있는 세미나 △해외시장 개척 애로사항인 인증, 법률, 세무 등에 대한 컨설팅 및 멘토링 △각종 시험·검사비용 감면 △수출기업에 대한 세제우대 건의 등이다.
이에 못지않게 역점을 두는 것은 청년 해외창업 촉진 및 일자리 창출이다.
정 회장은 “선진국에선 창업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협회는 글로벌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해 처음부터 청년들이 해외시장을 바라보고 창업할 수 있도록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회원으로 가입한 중소·벤처기업은 160개이며 3년 안에 1000개 기업을 유치할 것”이라며 “일생의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협회일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원목가구는 이케아보다 경쟁력 있어…틈새 시장서 승부"
경기 광명시 가학동에 ‘몽트리파크’가 있다. 서독산 자락에 있는 이 공원은 수제원목가구업체 몽트리(회장 이상봉·59)가 조성했다. 광명동굴 진입로 부근에 있다. 몽트리는 프랑스어로 산과 나무를 뜻하는 조어다.
몽트리는 식탁 소파 탁자 의자 등을 제조한다. 오크(굴참나무) 월넛(호두나무) 엘더(오리나무) 애시(물푸레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고급 원목을 재료로 한다. 몽트리파크는 네 가지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전시장과 목공방, 카페 그리고 공원이다. 공원에는 꽃잔디 스크렁 철쭉 구상나무 산수국 대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심어져 있다. 계절에 따라 순차적으로 꽃이 피도록 조성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향긋한 커피 내음이 풍긴다. 입구에 유기농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안에 전시된 제품은 원목가구다. 원목가구 특유의 나무 냄새와 독일산 친환경 오일 냄새가 어우러져 독특한 향이 풍겨온다. “이 원목을 보세요. 여기에 오일을 바르면 이렇게 나무 무?결이 생생하게 살아나고 표면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상봉 회장은 원목가구의 장점에 대해 “나무 특유의 질감과 향기가 있고 손때가 묻을수록 고급스러워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망가진 부분을 들어내 새로운 것으로 보수할 수도 있어 대를 물려가며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몽트리파크가 문을 연 것은 작년 6월1일이다. 이제 8개월 정도가 지났다. 이 회장은 가구산업과 평생을 함께해왔다. 가톨릭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젊은 시절 가구대리점과 제조 수입 등을 하면서 34년을 가구업에 종사했다. 그중에서도 주된 분야는 유통이었다. 국내 굴지 제조사의 대리점도 여러 곳 해봤다. 그가 원목가구업에 뛰어든 것은 이케아의 한국 진출과 관련이 있다. 그는 “한때 이케아 진출에 맞서 광명지역 가구업체들과 반대운동도 벌였다”며 “이제는 이케아가 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에서 승부를 걸기로 하고 원목가구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원목가구는 대기업이 참여하기엔 시장이 작고, 대량생산에는 적합하지 않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원목으로 제대로 된 가구를 만들어 안목이 있는 소비자로부터 선택받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장 옆 목공방은 독일의 유명한 하드웨어업체인 ‘헤펠레’의 목공방이다. 여기에서 원목가구를 직접 생산하기도 하고 교육도 한다.
그의 꿈은 세 가지다. 첫째, 몽트리를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이 회장은 “10년 안에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원목가구업체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원목가구의 시장성이 밝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 협동조합운동으로 중소기업들의 힘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외국 대형업체에 대항하기 위해선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여기엔 공동 브랜드, 원자재 공동구매, 공동 물류 등 다양한 활동이 포함된다.
셋째, 후진 양성이다. 가톨릭대 현장교수로서 자라나는 후진에게 원목가구 현장 경험을 전해주고 있다. 헤펠레 목공방을 통해 목공 분야의 미래 장인을 키워내고 있다. 그는 “우리 자녀 세대들이 무엇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며 “고급 원목가구와 개성 있는 디자인의 목공품은 그런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주)남전사(회장 정난권)는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88년 설립된 남전사는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두고 전자식 전력량계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를 창업한 정난권 회장은 1950년생이다.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다. 하지만 도전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요즘 두 가지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첫째,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관련 제품이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이다. 정 회장은 “스마트그리드와 관련된 단말기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다양한 전력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전력을 관리할 수 있다”며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외국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기술 개발을 위해 약 100명에 이르는 전체 인력 가운데 30%를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둘째, 중소벤처무역협회 발족이다. 이달 중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얻었고 오는 3월 출범식을 열 예정이다. 정 회장은 공동 회장을 맡았다. 또 한 명의 공동 회장은 중소기업청 차장과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지낸 송재희 씨(62)다. 정 회장이 이를 추진하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해외시장 도전의 꿈을 심어주고, 중소기업에는 수출로 돌파구를 찾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정 회장은 “30년 전 무일푼에 학벌도 없이 트럭 한 대로 사업을 시작해 전자식 전력량계 전문업체로 키웠다”며 “요즘 젊은이들은 도전정신이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청년들은 과감히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며 “우리 협회가 추구하는 사업 중 하나가 청년해외창업사관학교 혹은 글로벌창업보육센터”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라며 “무역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선진국의 신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있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입을 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 중 뜻이 있는 기업들이 힘을 합쳐 당당한 수출개미군단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협회를 결성했다고 덧붙였다. 내수시장만 바라봐선 안 되기 때문이다. 협회는 상호 정보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 협력사업을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무역기업인의 애로 해결을 위해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개발해 정부에 건의해나갈 생각이다.
그가 구상 중인 사업은 △무역기업인의 혁신역량 강화와 경쟁력 기반 구축 △무역 관련 전문지식을 함양할 수 있는 세미나 △해외시장 개척 애로사항인 인증, 법률, 세무 등에 대한 컨설팅 및 멘토링 △각종 시험·검사비용 감면 △수출기업에 대한 세제우대 건의 등이다.
이에 못지않게 역점을 두는 것은 청년 해외창업 촉진 및 일자리 창출이다.
정 회장은 “선진국에선 창업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협회는 글로벌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해 처음부터 청년들이 해외시장을 바라보고 창업할 수 있도록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회원으로 가입한 중소·벤처기업은 160개이며 3년 안에 1000개 기업을 유치할 것”이라며 “일생의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협회일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원목가구는 이케아보다 경쟁력 있어…틈새 시장서 승부"
경기 광명시 가학동에 ‘몽트리파크’가 있다. 서독산 자락에 있는 이 공원은 수제원목가구업체 몽트리(회장 이상봉·59)가 조성했다. 광명동굴 진입로 부근에 있다. 몽트리는 프랑스어로 산과 나무를 뜻하는 조어다.
몽트리는 식탁 소파 탁자 의자 등을 제조한다. 오크(굴참나무) 월넛(호두나무) 엘더(오리나무) 애시(물푸레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고급 원목을 재료로 한다. 몽트리파크는 네 가지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전시장과 목공방, 카페 그리고 공원이다. 공원에는 꽃잔디 스크렁 철쭉 구상나무 산수국 대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심어져 있다. 계절에 따라 순차적으로 꽃이 피도록 조성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향긋한 커피 내음이 풍긴다. 입구에 유기농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안에 전시된 제품은 원목가구다. 원목가구 특유의 나무 냄새와 독일산 친환경 오일 냄새가 어우러져 독특한 향이 풍겨온다. “이 원목을 보세요. 여기에 오일을 바르면 이렇게 나무 무?결이 생생하게 살아나고 표면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상봉 회장은 원목가구의 장점에 대해 “나무 특유의 질감과 향기가 있고 손때가 묻을수록 고급스러워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망가진 부분을 들어내 새로운 것으로 보수할 수도 있어 대를 물려가며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몽트리파크가 문을 연 것은 작년 6월1일이다. 이제 8개월 정도가 지났다. 이 회장은 가구산업과 평생을 함께해왔다. 가톨릭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젊은 시절 가구대리점과 제조 수입 등을 하면서 34년을 가구업에 종사했다. 그중에서도 주된 분야는 유통이었다. 국내 굴지 제조사의 대리점도 여러 곳 해봤다. 그가 원목가구업에 뛰어든 것은 이케아의 한국 진출과 관련이 있다. 그는 “한때 이케아 진출에 맞서 광명지역 가구업체들과 반대운동도 벌였다”며 “이제는 이케아가 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에서 승부를 걸기로 하고 원목가구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원목가구는 대기업이 참여하기엔 시장이 작고, 대량생산에는 적합하지 않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원목으로 제대로 된 가구를 만들어 안목이 있는 소비자로부터 선택받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장 옆 목공방은 독일의 유명한 하드웨어업체인 ‘헤펠레’의 목공방이다. 여기에서 원목가구를 직접 생산하기도 하고 교육도 한다.
그의 꿈은 세 가지다. 첫째, 몽트리를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이 회장은 “10년 안에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원목가구업체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원목가구의 시장성이 밝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 협동조합운동으로 중소기업들의 힘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외국 대형업체에 대항하기 위해선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여기엔 공동 브랜드, 원자재 공동구매, 공동 물류 등 다양한 활동이 포함된다.
셋째, 후진 양성이다. 가톨릭대 현장교수로서 자라나는 후진에게 원목가구 현장 경험을 전해주고 있다. 헤펠레 목공방을 통해 목공 분야의 미래 장인을 키워내고 있다. 그는 “우리 자녀 세대들이 무엇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며 “고급 원목가구와 개성 있는 디자인의 목공품은 그런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