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스카 기지는 일본 최대의 해군 기지로,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 76)를 비롯한 미 7함대 핵심 전력의 주둔지다.
유사시 한반도로 미 증원전력을 전개하는 유엔군사령부 후방 기지이기도 하다.
연합뉴스를 포함한 한국 취재진이 미국 정부 초청으로 요코스카 기지를 방문한 이날은 공교롭게도 북한이 70여일의 침묵을 깨고 미국 워싱턴DC까지 날아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화성-15형을 발사한 날이었다.
7함대가 당면한 최대 위협이 북한의 핵·미사일인 상황에서 사실상 '레드 라인'을 밟은 북한의 대형 도발을 바라보는 요코스카 기지 장병의 느낌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취재진을 안내한 미 해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며 "최첨단 전력을 구비하고 유사시 가장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코스카 기지 부두에서 로널드 레이건호는 볼 수 없었다.
레이건호는 작전구역 순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기지를 출항한 상태였다.
그러나 부두에는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DDG 54), 배리함(DDG 52), 벤폴드함(DDG 65),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 앤티탬함(CG 54), 챈슬러스빌함(CG 62), 실로함(CG 67) 등 미 7함대 핵심 전력을 이루는 함정들이 위용을 뽐내며 출동 대기 중이었다.
7함대의 기함으로, 해상 지휘부 역할을 하는 블루리지함(LCC 19)의 모습도 보였다.
챈슬러스빌함을 포함한 일부 이지스함은 유사시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방어(MD) 자산이기도 하다.
SM-3와 같은 요격미사일로 요코스카 기지를 포함한 주일미군 기지를 향하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공중 파괴할 수 있다.
부두에는 지난 6월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앞바다에서 필리핀 컨테이너선과 충돌한 구축함 피츠제럴드함(DDG-62)이 오렌지색 대형 선박에 얹혀 수리 중이었다.
이즈모함을 포함한 해상자위대 일부 함정도 요코스카 기지에 주둔한다.
7함대는 이날 한국 취재진에 커티스 윌버함을 공개했다.
윌버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장착해 유사시 내륙 깊숙한 곳에 있는 적의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취재진은 조타수가 전방을 바라보며 임무를 수행하는 함교와 전투체계를 통제하는 전투정보실 등을 둘러봤다.
윌버함 승조원들은 한반도 유사시 언제든지 출동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요코스카 기지는 도쿄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한두 시간 거리에 있다.
왼쪽으로 도쿄만을 바라보며 70여㎞를 달리면 만 입구에 있는 요코스카 기지에 도착한다.
도쿄만 입구 바로 안쪽 천혜의 요새에 자리하고 있어 과거 일본 제국도 이곳에 해군 기지를 뒀다.
7함대가 둥지를 튼 요코스카 기지는 작은 항구도시를 방불케 했다.
기지에서 근무하는 미군 장병과 가족 등 약 2만5천명을 위한 숙소, 학교, 병원, 상점, 체육관 등이 들어서 있다.
부두에는 정박 중인 함정에 장비를 싣거나 함정을 수리·보수하는 데 쓰이는 대형 크레인이 곳곳에 서 있었다.
요코스카 기지를 찾기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한국 취재진은 주일미군사령부와 미 5공군사령부가 있는 도쿄도(東京都) 훗사(福生)의 요코타(橫田) 기지를 찾았다.
요코타 기지도 유사시 미 증원전력이 한반도로 출발하는 유엔사 후방 기지다.
요코타 기지의 활주로 길이는 1만1천피트(약 3.4㎞)로, 주한 미 7공군사령부가 있는 오산 기지의 활주로(9천피트)보다 길다.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운영하는 최대 공군 기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요코타 기지 활주로에 대기 중인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 여러 대가 눈에 들어왔다.
C-130 수송기의 개량형인 C-130J는 약 130명의 무장 병력을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다.
미 공군 관계자는 "요코타 기지는 서태평양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지로 꼽힌다"며 "한반도 유사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