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시아 순방 앞두고 대북 경고…순방 중 강도높은 언사 예고
백악관,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 "트럼프 발언 수위조절 NO"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 옵션"이라면서 "트럼프 내각은 이것(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전체적인 북한 전략의 한 부분으로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을 거론한 뒤 북한 정권을 향해 "공항에서 신경작용물질을 이용해서 친형을 살해하는 족벌 정권"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그것은 분명히 테러 행위로 북한이 여태껏 해온 일들과도 일치한다"면서 "이에 따라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검토하고 있고, 여러분은 조만간 더 많은 것을 듣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수위 발언에 조정이 있을지에 관한 물음에 "대통령이 언어를 조절할 것 같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그러는 걸 본 적이 있느냐, 대통령은 그 부분에선 항상 분명했다"며 "분명한 건, 대통령께서 자신이 원하는 단어를 쓰실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대통령의 언어가) 말 그대로 북한 정권의 총구 아래 있는 우리 동맹과 파트너 등에게 강한 확신을 줬다"고도 덧붙였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 나서기 직전에 나와 더욱 주목된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화염과 분노"와 같은 호전적인 언사로 맞대응해 오히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비난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압박을 최우선 과제로 한 이번 순방에서도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돼서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또 "선동적인 것은 북한 정권이며 이들이야말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언급, '말폭탄 전쟁'의 책임을 북한으로 돌렸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만이 "유일하게 타당한 결과물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주요 후원국인 중국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정치권은 지난 2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김정남 암살에 이어 북한에 억류됐다 뇌사 상태로 송환된 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 이후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목소리를 높여왔다.

로버트 포트먼(공화·오하이오),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미 상원의원 12명은 지난달 국무부에 테러지원국 재지정 촉구 서한을 보냈다.

미 국무부는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뒤 9년째 재지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지난 7월 발표한 테러국가 보고서에서 북한은 빠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