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을 가장 손쉽고 효과적으로 낼 수 있는 조미료로 MSG(L-글루타민산나트륨)가 꼽힌다. 사탕수수 등 자연물질을 발효해 감칠맛의 핵심인 글루탐산을 만들고, 나트륨을 결합시켜 용해성을 높인 화학조미료다. 한 때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던 MGS가 소화기능을 높이고 건강한 식습관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제아미노산과학연구회는 2017년 한국식품과학회 국제심포지엄에서 MSG가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감염에 의한 위손상으로부터 위점막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밝혔다. MSG는 위가 단백질을 분해·흡수할 수 있도록 위점액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 점액이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에 의해 위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 위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MSG가 소금섭취를 줄여 건강한 식생활을 도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잇따르고 있다. 오상석 이화여대 식품공학과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MSG를 소량 쓰면 소금으로 음식 간을 맞출 때보다 나트륨 섭취를 25%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죽ㆍ콩나물국을 각각 정제염 천일염 MSG로 맛을 낸 뒤 각 음식의 나트륨 함량을 분석한 결과다.
이들이 진행한 실험에서 천일염이 0.60% 첨가된 콩나물국과 천일염 0.45%에 MSG 0.07%를 넣은 콩나물국은 맛과 기호도가 비슷했다. 천일염 0.45%에 MSG 0.07%를 넣은 콩나물국의 실제 나트륨 함량은 ㎏당 1797㎎으로 천일염 0.6%만 넣은 콩나물국(2361㎎)보다 24% 적었다. 연구팀은 “MSG가 음식 풍미를 보완하는 아미노산 핵산 단백질 등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역할은 한다”고 했다.
미국 식품영양학자 스티븐 위덜리 박사도 지난 2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를 통해 “MSG를 사용하면 아이들이 채소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소금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MSG가 건강한 식생활을 증진시켜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MSG는 그 동안 되도록 많이 섭취하지 않는게 좋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지만 오랜 연구결과 안전성이 검증됐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