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가 시계 브랜드 브레게가 올해 신제품으로 내놓은 ‘마린 에콰시옹 마샹 5887’은 이 고민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 균시차(equation of time)라고 부르는 복잡한 기능을 담은 것이다. 균시차란 평균태양시와 진태양시(실제 태양의 시와 분) 간 차이를 보여주는 기능이다. 실제 시간과는 -16분에서 +14분가량 차이가 난다. 평균태양시와 진태양시가 일치하는 날은 1년에 단 4일뿐이다. 브레게는 이 시계 다이얼 위에 균시차를 보여주는 시곗바늘을 하나 더 달아 현재 시간과의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플래티늄 버전 1점, 로즈골드 버전 1점 등 2개만이 한국에 들어왔다. 올해 3월 스위스 바젤월드에서 공개한 뒤 국내에서도 구입 문의가 많이 들어온 제품이다.


또 창립자인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프랑스 왕 루이 18세의 왕정 해군을 위한 크로노미터 메이커로 임명되는 등 브랜드의 역사를 담았다는 의미도 있다. 당시 해군들이 항해할 때 무엇보다 바다에서 정확한 경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고 이를 위해 진태양시를 알아야 했다. 프랑스 왕정 해군의 최고 함선이었던 로열 루이의 모습을 뒷면에 새겨넣었다. 43.9㎜ 크기다. 가격은 로즈골드 2억6600만원대, 플래티늄 2억8500만원대다. 이달 말까지 갤러리아백화점에서, 9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 잇달아 전시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