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은 골프의 한 축이다. 해리 바든(영국)은 골프의 50%가 멘탈이라 했고,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80%라고 했다. 골프멘탈코칭 전문가 김필중 아이팩퍼포먼스랩 대표(사진)는 한발 더 나아간다. 그는 “골프 실력과 골퍼의 성격, 홀별 상황 등에 따라 멘탈의 역할과 비중은 다르다”며 “수억원의 상금이 걸린 30㎝짜리 쉬운 퍼팅을 실패한다는 것은 멘탈이 그 상황의 거의 전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이팩퍼포먼스랩은 국내 첫 스포츠멘탈컨설팅 전문 회사다. 1991년 서울대스포츠심리연구센터에서 태동한 한국스포츠심리연구원이 올초 법인으로 새 단장했다. 용인대 골프학과(석사)와 중앙대 체육교육학과(박사) 출신인 김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국내 주요 대학 스포츠심리 전공 교수들이 일종의 산학협력 방식으로 ‘이기는 멘탈 기술’을 컨설팅해준다. 골프를 비롯해 축구, 배구, 농구, 야구, 양궁 등 대다수 종목이 고객군이다. 김 대표는 대학 학부 때까지 검도 선수를 하다 골프로 전향해 프로자격증까지 땄다.

타수를 줄이는 멘탈 기술이 실제로 있을까. 그는 ‘멘탈홀’ 공략법을 제시했다.

“투어프로의 15번, 16번, 17번홀을 멘탈홀이라고 합니다. 경기 결과 예측과 함께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나타나는 홀이죠. 주말골퍼는 1번과 10번홀입니다. 기대와 불안감이 공존하는 시작점에서 지나친 각성 상태가 돼 미스샷을 연발하고 결국 전체 라운드를 망칠 수 있는 홀들입니다.”

그래서 멘탈 전략이 중요하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간편한 방법은 ‘심상(mental imagery)으로 홀 미리 돌아보기’다.

“머릿속으로 프리샷 루틴부터 티샷, 퍼팅까지 첫 번째 홀을 공략해보는 겁니다. 일종의 뇌를 속이는 작업이에요. 심상을 통해 미리 긴장하고 미리 흥분하고 나면 ‘체계적 감각 둔화’가 나타나 몸의 긴장이 상당 부분 풀립니다. 어이없는 실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요.”

첫 번째 홀은 프로선수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는 ‘고객’들에게 ‘긍정멘탈카드’ 또는 ‘수행루틴카드’를 직접 현장에서 프린트해 나눠준다. 카드에는 선수들이 좋아하는 이미지나 유념해야 할 경구, 혼잣말, 루틴 순서 등이 적혀 있다. 사전 상담을 통해 제작하는 이 카드는 무의식적으로 긍정적인 마인드 상태를 만들어 과제에 집중하는 몰입도를 키워준다.

“공을 보낼 타깃이 정해질 때까지는 전략을 수립하든, 스윙 기술을 가다듬든 인지활동을 활발하게 해도 좋아요. 하지만 프리샷 루틴에 들어간 이후에는 생각을 버리고 단순한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예컨대 골프공의 딤플, 왼손 새끼손가락의 그립 강도, 100m 전방의 소나무 가지 등에 오감을 집중하는 식이다.

더 중요한 건 티샷 직후 즉, ‘포스트샷 루틴’이다. 마음의 동요가 이때 가장 격해지기 때문. 그는 “굿샷인지, 배드샷인지를 평가하려 하지 말라”며 “탄도가 높았다, 중심에서 오른쪽으로 날아갔다는 등의 ‘일어난 사실’만을 수집해보라”고 강조했다. 평가를 빼고 측정만 함으로써 평정심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퍼팅에서는 어떤 멘탈이 중요할까. “이미지로 공이 굴러가는 모습을 시각화하는 반복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느 순간 홀컵만 봐도 공이 굴러가야 할 길이 저절로 떠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그게 어렵다면 스트로크할 때 ‘하나~둘’이란 리듬에만 집중해보세요. 이때만큼은 기술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