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은 꽃샘추위가 자취를 감추는 4월께 그 화사한 얼굴을 드러낸다. 이 꽃의 강렬한 아름다움은 17세기 네덜란드인을 단숨에 매료시켜 ‘튤립 투기 광풍’을 일으켰다. 꽃 한 송이가 암스테르담의 집 한 채값과 맞먹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 나라의 경제를 좌우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니, 튤립에게는 가히 경국지화(傾國之花)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듯하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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