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정용 AI비서 '허브', 상황 따라 다른 표정 지어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 나온 제품들이다.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지시를 알아듣고 이행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교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계의 감정 교류 능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거라는 전망에서다.
도요타는 진보된 AI 시스템 ‘유이’를 적용한 콘셉트 자동차 ‘아이(愛)’를 내놨다. ‘감정 읽는 기계(soul read machine)’를 표방한 아이는 운전자의 표정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데이터로 축적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많이 웃었던 장소, 들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던 음악 등을 스스로 엄선해 운전자가 우울할 때 추천한다. 운전자가 지나치게 화가 났다면 최고 속도를 알아서 제한하기도 한다. 밥 카터 도요타 자동차시스템 부사장은 “아이는 운전자와 함께 보낸 경험을 통해 감정을 학습한다”며 “단순한 운전 기기를 넘어 삶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연내 판매를 시작하는 가정용 AI 비서 ‘허브 로봇’도 검은 화면에 반짝이는 두 개의 푸른색 눈동자를 통해 사람과 교감한다.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표정을 두 눈으로 표현한다. 내장된 카메라는 식구들을 구분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인사한다. IT 전문지 테크리퍼블릭은 “단순한 스피커 형태인 구글 ‘홈’이나 아마존 ‘에코’보다 사람과 닮았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연말 판매가 시작될 로봇 제조업체 지보의 가정용 AI로봇 ‘지보’는 얼굴 주변에 센서를 장착했다. 사람들의 손길에 반응하기 위해서다. 위쪽을 쓰다듬어주면 지보는 얼굴을 이리저리 돌리고얼굴과 몸통 사이를 건드리면 고개를 크게 흔들며 간지러워하는 것처럼 움직인다. 대부분 기계에 AI를 적용하는 시대가 되면 이 같은 감정 연출 기능은 제품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가디언은 “AI가 대부분의 일을 처리해주는 시대가 열린 후에는 얼마나 사용자의 감정과 교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스베이거스=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특별취재단 하영춘 부국장(단장), 윤성민 IT과학부장, 정종태 경제부장, 이건호 지식사회부장, 김홍열 국제부장, 노경목·강현우·남윤선·이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