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도 없는 교정기란 단어
연세건우병원 이호진 원장은 “최근 무지외반증 관련해 무분별한 치료정보가 인터넷 상에 난립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무지외반증은 약물치료와 교정기를 쓰면 완치된다’ 등으로, 이러한 정보들은 전문족부학회, 저널에 임상결과를 포함한 논문 등이 없을뿐더러 뼈 변형을 약물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공상에 가까운 발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교정기라는 말은 정형외과학 교과서 및 족부관절학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은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단어로서 보조기라는 표현이 맞다. 교정기라면 이를 통해 완치가 가능해야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 쉽게 치과 교정치료에서 사용하는 것을 교정기라고 한다. 하지만 무지외반증 치료를 목적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것은 수술이 당장 어려운 환자(임산부, 약물복용, 복합수술 등)의 변형을 늦추기 위해 사용되는 보조치료 기구이며, 이를 통해 변형된 발이 완치가 되었다는 논문은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환자들이 수술적 치료에 대한 고민으로 근거 없는 치료를 고집한다면, 예외 없이 찾아오는 합병증으로 감당해야 할 부담이 상상을 초월한다. 대표적으로는 전체적인 발가락의 변형이 찾아오게 된다. 이 경우 전체 발가락을 모두 수술해야 하는 큰 수술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엄지발가락의 변형으로 인해 생기는 엄지발가락 관절염 문제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족관절 변형으로 인해 발목 및 무릎, 척추 질환 발생의 1차적 원인이 된다.
단 2일이면 벗어날 수 있는 무지외반증
대다수 환자들이 수술을 기피하는 이유는 무지외반증 수술 후 통증과 입원기간 문제이다. 그러나 현재는 단 2일이면 무지외반증과 작별할 수 있다. 기존 무지외반증 수술은 돌출된 뼈를 모두 깎아내기 때문에 수술 후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으며, 양측무지외반증의 경우 동시수술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가 시행하는 것처럼 교정술이 도입되어 통증 없는 수술뿐 아니라, 빠른 일상복귀가 가능하다.
교정술은 기존 수술과 달리 돌출된 뼈를 모두 깎아내어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돌출된 뼈를 내측으로 당겨서 정렬을 맞추고, 이를 고정핀이나 녹는 나사 등을 이용해 일정기간 고정시켜주는 술식으로, 고난이도의 술식이지만 환자의 큰 수술부담 경감과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이호진원장이 AJSM에 발표한 무지외반증 환자의 교정술에 관한 SCI 논문에서는, 기존 수술의 경우 VAS SCORE(수술 후 통증평가 지표) 10점 만점에 7~8점으로 통증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정술 환자들의 경우 불과 2~3점으로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었고, 이로 인해 양측무지외반증 동시수술이 가능한 것은 물론 입원기간도 평균 6일에서 2.1일로 크게 단축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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