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데이미언 허스트 '신의 사랑을 위하여'
영국 현대미술의 슈퍼스타 데이미언 허스트(51)는 1991년 첫 개인전에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육체적 불가능성’을 발표해 국제 화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가 가득 찬 유리 진열장 속에 매달고 모터를 연결해 움직이게 한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종종 경악스러운 작품을 선보인 그에게 ‘현대미술의 악동’이라는 별칭이 따라붙는 건 당연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악마의 자식’이라는 악평도 쏟아냈다.

2007년에는 백금으로 주형(鑄型)을 뜬 18세기 유럽 남성의 두개골 모형에 다이아몬드 8601개를 박아 인간의 탐욕과 죽음을 엽기적이고 잔혹하게 은유한 ‘신의 사랑을 위하여’를 내놨다. 제작비만 200억~300억원에 달했다. 인간 존재의 무상함을 보여주는 이면에는 숭고함과 비장함 같은 파격적인 아름다움도 엿보인다. 허스트는 이 작품 앞에서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어 더욱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은 2008년 런던에서 1억달러(약 1100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