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브루 자세한 설명 대신 빠른 영상으로 현대인 모습 그려
이런 방법은 보통 특수한 타깃에게 접근할 때 사용하지만 맥심은 ‘누구나 콜드브루 정도는 다 알지 않아?’라는 말투로 과감히 자사 제품으로 넘어간다. 뛰어넘어버린 만큼의 간격을 모델의 호감도와 화면 전개로 충분히 채워준다는 것이 이 광고를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처음 커피 광고를 하는 모델이 이렇게 말했다면 또는 콜드브루를 구구절절 설명했다면, 기존 커피광고처럼 여유와 풍미만 강조했다면 이 광고는 그저 그런 광고에 머물렀을 것이다. 이 광고는 2009년부터 맥심의 광고 모델인 원빈이었기 때문에 많은 설명을 생략할 수 있었고 그래서 과감히 자사의 콜드브루를 직접 얘기할 수 있었다고 본다.
카피 전개는 독특하다. 다른 제품을 그냥 콜드브루라며 소비자 인식의 한 귀퉁이로 몰아갔다면 맥심 콜드브루만의 카운터 펀치를 기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소비자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티오피 콜드브루는 좋은 원두로 부드럽게’라는 짧은 카피로 설명을 마친다. 설명을 줄인 대신 원빈의 이미지로 대체해버린다.
광고는 이제 30초라는 짧은 시간에 과거처럼 기승전결을 구성하려는 방식은 진부한 구성이 돼버렸다. ‘5초 광고’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 동영상 광고 플랫폼의 발달로 그 형식이 요하는 5초 후 스킵을 염두에 둔 광고 기획이다. 많은 광고가 도입부가 강조되고, 카피의 논리보다 이미지 전달에 힘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 티오피 콜드브루 광고의 특징적인 부분은 속도다. 기존 커피광고는 여유라는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 대부분 영상의 진행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실제 우리 삶에 들어온 아이스커피의 모습은 어떤가? 점심식사 후 그냥 사무실로 들어오기에는 아쉬운 마음에 손마다 커피 한 잔씩 들고 회사 주변을 종종거리며 걷는 것이 보통 마주하는 모습이다. 원래부터 커피는 인간에게 여유를 주려고 만들어진 식품이 아니다.
이런 광고를 통해 소비자는 티오피 콜드브루를 워너비와 현실 사이의 매개체로 생각하게 된다. 바쁜 일상에서도 스타일리시함을 잃지 않게 해주는 마법의 음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또한 트렌드와 전문성을 강조하는 최근 소비자의 감성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시대와 소비자 변화에 따라 제살 깎아내듯 치열하게 절제하고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문수권 < 광고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