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탈모방지 샴푸·어성초 등은 '무모(無毛)한 방법'…모발 이식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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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모발이식학회 한국인 수술 지침 발표
국내에서 모발이식수술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25년이 지났다. 모발이식수술은 탈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옆머리나 후두부 모발을 탈모 부위로 옮겨 심는 수술이다. M자형이나 O자형 탈모, 미용적 이마선 교정 외에 눈썹 음모이식 등 전신에서 활용되는 수술법이다. 국내 수술 초창기에는 탈모가 많이 진행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수술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도 수술을 많이 받는다.
미국에서 시작해 대중화
모발이식수술은 1950년대 미국에서 시작해 대중화됐다. 초기에는 작은 원형 펀치와 같은 도구로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 앞머리에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식한 부위 모발이 칫솔모처럼 부자연스럽고 두피 표면도 울퉁불퉁해지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세한 모낭 단위 모발을 이식하는 수술법이 개발됐다. 국내에서 관련 수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미국에서 수술이 시작됐기 때문에 기존 모발이식수술 지침은 서구권 얼굴형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동양인 얼굴형, 모발 색과 굵기 등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최초로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게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인 모발이식수술을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발표돼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동아시아인은 서양인과 달리 이마선이 비교적 평평한 단두형 얼굴형을 갖고 있다. 서양인보다 모발이 굵고 색이 진하지만 모발 밀도는 낮아 이식할 수 있는 모발 수가 제한적이다. 두피에서 모발의 뿌리에 해당하는 모유두까지의 길이가 서양인보다 길어 모발이식수술 과정에서 모낭 절단 위험이 크다. 흉터도 많이 생길 수 있다. 서양인보다 더 정교한 수술이 필요하다.
동아시아인 모발이식수술 가이드라인의 대표 저자인 황성주털털한피부과의 황성주 원장은 “동양인과 서양인은 두피와 모발 상태 등 고유한 신체적 특징이 다르다”며 “이런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수술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이드라인은 모발이식수술의 전 과정에서 동아시아인에게 가장 최적화된 수술법을 제시했기 때문에 국내 환자들이 보다 만족도 높은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인은 흉터 발생 쉬워
동아시아인의 모발 특성을 고려해 수술법도 달라져야 한다. 모발이식수술은 크게 두피 모낭을 절개해 이식하는 절편식 채취법(또는 절개식 채취법)과 두피 모낭을 절개하지 않고 펀치로 뽑아내는 펀치식 채취법(또는 비절개식 채취법)이 있다. 동아시아인은 피부 조직의 특성상 모낭 절개 시 흉터가 발생하기 쉽다. 절편식 수술 환자는 상태를 고려해 두피가 얼마나 잘 늘어나는지를 정교하게 측정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절개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절개 부위를 벌려주는 보조도구인 스프레더를 사용해 모낭 절단과 출혈 위험을 줄이고 흉터를 최소화하는 무흉터 봉합법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펀치식 채취법은 절편식보다 이식할 수 있는 모발 수는 적지만 선 모양 흉터 대신 좁쌀 모양의 작은 흉터가 남는다는 특징이 있다. 동아시아인은 펀치식 수술을 할 때도 모낭을 떼어낸 부위에 반점 같은 색소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좀 더 정교한 시술을 해야 한다. 국내 탈모 환자는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많이 복용한다. 자칫 수술 후 두피의 피부를 봉합할 때 출혈을 일으키는 등 혈액 응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술 전 의사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
약물치료도 필요
모발이식수술을 받은 부위의 모발은 영구적으로 보존된다. 하지만 이식 부위 외의 부위에서는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술한 뒤에도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국내 가이드라인에는 수술 전후 모든 단계에서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남성형 탈모치료제 경구용 피나스테리드와 국소용 미녹시딜을 사용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피나스테리드제제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남성형 탈모 원인이 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되는 것을 막는 약이다. 사용 환자의 90% 이상에서 모발 길이와 직경이 증가한다. 모발색을 짙게 만드는 치료 효과도 보인다. 미녹시딜제제는 두피에 바르는 외용제다. 모발 성장기를 연장하고 모발을 굵게 하는 효과가 있다. 초기 탈모는 수술하지 않고, 먹고 바르는 약물만으로도 남성형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
성공적 모발이식수술을 위해서는 증상을 인지한 뒤 1년 안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탈모 치료법을 활용해야 한다. 탈모방지 샴푸나 어성초 등 과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이나 민간요법으로는 남성형 탈모를 치료할 수 없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약물치료나 수술치료 등의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수술 계획을 세울 때는 수술 경험이 많은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 만족스러운 모발이식수술을 위해 숙련된 의료진이 직접 진단하고 수술을 집도하는지, 모발이식에 대한 의료진의 경험이 풍부한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홍성철 대한모발이식학회 회장은 “최근 모발이식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부정확한 정보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숙련되지 못한 의료진에 수술받아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며 “모발이식수술은 가장 효과적인 탈모치료법이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미국에서 시작해 대중화
모발이식수술은 1950년대 미국에서 시작해 대중화됐다. 초기에는 작은 원형 펀치와 같은 도구로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 앞머리에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식한 부위 모발이 칫솔모처럼 부자연스럽고 두피 표면도 울퉁불퉁해지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세한 모낭 단위 모발을 이식하는 수술법이 개발됐다. 국내에서 관련 수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미국에서 수술이 시작됐기 때문에 기존 모발이식수술 지침은 서구권 얼굴형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동양인 얼굴형, 모발 색과 굵기 등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최초로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게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인 모발이식수술을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발표돼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동아시아인은 서양인과 달리 이마선이 비교적 평평한 단두형 얼굴형을 갖고 있다. 서양인보다 모발이 굵고 색이 진하지만 모발 밀도는 낮아 이식할 수 있는 모발 수가 제한적이다. 두피에서 모발의 뿌리에 해당하는 모유두까지의 길이가 서양인보다 길어 모발이식수술 과정에서 모낭 절단 위험이 크다. 흉터도 많이 생길 수 있다. 서양인보다 더 정교한 수술이 필요하다.
동아시아인 모발이식수술 가이드라인의 대표 저자인 황성주털털한피부과의 황성주 원장은 “동양인과 서양인은 두피와 모발 상태 등 고유한 신체적 특징이 다르다”며 “이런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수술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이드라인은 모발이식수술의 전 과정에서 동아시아인에게 가장 최적화된 수술법을 제시했기 때문에 국내 환자들이 보다 만족도 높은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인은 흉터 발생 쉬워
동아시아인의 모발 특성을 고려해 수술법도 달라져야 한다. 모발이식수술은 크게 두피 모낭을 절개해 이식하는 절편식 채취법(또는 절개식 채취법)과 두피 모낭을 절개하지 않고 펀치로 뽑아내는 펀치식 채취법(또는 비절개식 채취법)이 있다. 동아시아인은 피부 조직의 특성상 모낭 절개 시 흉터가 발생하기 쉽다. 절편식 수술 환자는 상태를 고려해 두피가 얼마나 잘 늘어나는지를 정교하게 측정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절개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절개 부위를 벌려주는 보조도구인 스프레더를 사용해 모낭 절단과 출혈 위험을 줄이고 흉터를 최소화하는 무흉터 봉합법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펀치식 채취법은 절편식보다 이식할 수 있는 모발 수는 적지만 선 모양 흉터 대신 좁쌀 모양의 작은 흉터가 남는다는 특징이 있다. 동아시아인은 펀치식 수술을 할 때도 모낭을 떼어낸 부위에 반점 같은 색소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좀 더 정교한 시술을 해야 한다. 국내 탈모 환자는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많이 복용한다. 자칫 수술 후 두피의 피부를 봉합할 때 출혈을 일으키는 등 혈액 응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술 전 의사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
약물치료도 필요
모발이식수술을 받은 부위의 모발은 영구적으로 보존된다. 하지만 이식 부위 외의 부위에서는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술한 뒤에도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국내 가이드라인에는 수술 전후 모든 단계에서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남성형 탈모치료제 경구용 피나스테리드와 국소용 미녹시딜을 사용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피나스테리드제제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남성형 탈모 원인이 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되는 것을 막는 약이다. 사용 환자의 90% 이상에서 모발 길이와 직경이 증가한다. 모발색을 짙게 만드는 치료 효과도 보인다. 미녹시딜제제는 두피에 바르는 외용제다. 모발 성장기를 연장하고 모발을 굵게 하는 효과가 있다. 초기 탈모는 수술하지 않고, 먹고 바르는 약물만으로도 남성형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
성공적 모발이식수술을 위해서는 증상을 인지한 뒤 1년 안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탈모 치료법을 활용해야 한다. 탈모방지 샴푸나 어성초 등 과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이나 민간요법으로는 남성형 탈모를 치료할 수 없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약물치료나 수술치료 등의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수술 계획을 세울 때는 수술 경험이 많은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 만족스러운 모발이식수술을 위해 숙련된 의료진이 직접 진단하고 수술을 집도하는지, 모발이식에 대한 의료진의 경험이 풍부한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홍성철 대한모발이식학회 회장은 “최근 모발이식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부정확한 정보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숙련되지 못한 의료진에 수술받아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며 “모발이식수술은 가장 효과적인 탈모치료법이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