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20일 오전 9시40분

일본 노무라그룹의 싱가포르 자회사인 노무라인터내셔널펀딩이 이달 말 발행 예정인 1500억원어치 아리랑본드에 대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실패했다. 아리랑본드는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하는 원화 채권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노무라인터내셔널이 오는 26일 1500억원어치 아리랑본드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결과 12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노무라인터내셔널은 이번 채권을 1~3회차로 나눠 500억원어치씩 발행할 계획이었다. 1·2회차 채권의 만기는 15년, 3회차는 20년이다. 1·3회차에는 발행일로부터 1년이 지났을 때, 2회차엔 5년이 지났을 때 노무라인터내셔널이 조기 상환할 수 있다는 조건(콜옵션)을 달았다.

수요예측 전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채권 금리는 1회차 연 2.6%, 2회차 연 2.5%, 3회차 연 2.8%다. 채권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AA+’다.

2회차 채권은 수요예측에서 800억원의 투자금이 몰린 데 비해 1회차 채권은 주문액이 400억원에 그쳤다. 3회차 채권에는 단 한 건의 주문도 들어오지 않았다.

노무라인터내셔널은 3회차 채권 발행을 철회하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전체 발행액도 당초 계획보다 300억원 적은 12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 증권회사 채권운용부장은 “연말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회사채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데다 채권이 만기 전 불시에 상환될 수 있는 위험이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