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28일 신규 면세점 입지를 서울 강남 지역으로 정하고 특허 취득에 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미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유치하겠다고 선언한 현대백화점까지 신규 면세점에 도전하는 세 곳의 ‘강남 혈투’가 시작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특허 재취득 실패로 상반기 면세점 영업을 종료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도 일찌감치 재취득 의지를 밝혔다.
HDC신라-신세계, 강남 도전장…'신규면세점 5파전'
◆신규 면세점 ‘강남 혈투’

HDC신라면세점은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입지로 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아이파크타워는 현대산업개발 본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대부분 공실로 남아 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자유여행으로 강남을 찾는 젊은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에게 한국 중소·중견기업 제품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삼성동을 면세점 입지로 점찍었다. 현대백화점은 코엑스몰과 연결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내에 면세점을 유치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도심공항터미널·코엑스몰과 연계해 출입국 수속과 쇼핑을 한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관광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동은 이달 초 완공된 파르나스타워와 향후 건설 예정인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등과 연계한 대형 복합쇼핑지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신세계디에프는 이날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연결된 센트럴시티를 신규 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센트럴시티는 3개 지하철 노선과 28개 버스 노선이 지나는 곳이라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고속버스와 연계해 지방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할 방침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창조하는 면세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관광 역량 강조하는 롯데·SK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은 장기간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1위 면세점 사업자의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들이 명품 유치에 실패해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월드타워점은 영업 종료 후에도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등 3대 명품 업체들이 매장을 철수하지 않았다”며 “해외 명품 브랜드와의 협상력 측면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또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롯데월드타워가 내년 초 완공되면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잠실 지역에 쇼핑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호텔, 카지노와 연계한 국내 유일의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라는 특징을 내세운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과 이랜드는 참여 여부를 놓고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다.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 마감일은 다음달 4일이다. 서울에선 대기업이 참여 가능한 일반경쟁 방식으로 세 곳, 중견·중소기업만 입찰할 수 있는 제한경쟁 방식으로 한 곳을 선정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