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를 끄는 여자' 최지우 주진모 / 사진 = 변성현 기자
'캐리어를 끄는 여자' 최지우 주진모 / 사진 = 변성현 기자
[ 한예진 기자 ] '법정물은 딱딱하다'는 공식을 깬다. 배우 최지우, 주진모가 '캐리어를 끄는 여자'로 밝은 법정물에 도전한다.

MBC 새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극본 권음미, 연출 강대선·이재진)' 제작발표회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강대선 PD와 권음미 작가를 비롯해 배우 최지우, 주진모, 전혜빈, 이준이 참석했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특유의 매력과 재치로 서초동 바닥을 주름잡던 여성 사무장 차금주(최지우 분)가 한순간에 몰락한 뒤, 능력 있는 검사 출신 언론사 대표 함복거(주진모 분)를 만나 자신의 꿈과 사랑을 쟁취하며 재기에 성공하는 성장 스토리와 법정 로맨스를 그린다. 연예계, 정재계 이슈를 다루는 찌라시와 파파라치 언론 등 센세이셔널한 이야기를 법정물로 옮겨왔다.

이날 강대선 PD는 작품에 대해 "법정물과 로맨스물 중 어디에 더 중점을 둬야 할지 힘들었다. 무겁지 않으며 밝고 경쾌하게 연출하도록 노력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적절히 조화를 이뤄 모든 분들이 즐겨볼 수 있다. 끝까지 눈여겨봐달라"고 설명했다.

권음미 작가는 "면허증은 없지만 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잘 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우리 사회에서 라이센스를 가진 사람들이 그 의무를 다 하고 있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사무장이라는 색다른 지위의 사람을 보여주는 법정물이 새로울 거라고 생각했다. 최지우가 사무장 역할에 적격이더라. 어떤 배우보다도 캐릭터와 잘 어울리고 느낌을 잘 살려 연기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 최지우X주진모 베테랑 파워, 법정물 공식 깰까 [종합]
극 중 최지우는 변호사 자격증 빼고는 모든 걸 갖춘 해결사 사무장, 세상 무서울 것 없지만 시험 공포증이 있는 여주인공 차금주를 다채롭게 표현한다. 주진모는 파파라치 언론사 케이팩트 대표 함복거 역을 맡았다. 대한민국 셀럽들의 비밀을 쥐고 있는 핫한 남자 함복거의 까칠한 매력을 120% 살려낸다.

최지우는 "대본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밝고 억척스러운 역할이다. 멜로도 있고 미스터리도 있다. 많은 부분들이 섞여 있다는 점이 좋았다. 차금주 캐릭터가 사랑스럽기도 하면서 푼수 같은 면이 있어서 연기하기 쉽지 않지만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주진모는 "함복거라는 인물은 이름처럼 친근감 있는 캐릭터다. 지금까지 보지 못 했던 주진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법정 드라마라 무거운 내용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내가 나오는 부분을 보면 사람 냄새가 난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극 중 전혜빈은 '독한 계집애'라는 소릴 들으며 자란 박혜주로 분한다. 성공과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독한 변호사에 완벽히 몰입했다. 이준은 생계형 변호사 마석우로 열연을 펼친다. 완벽한 스펙에 얼굴까지 잘생긴 뇌섹남이지만 직원 한 명 없는 생계형 변호사가 그의 실상이다. 하지만 정의롭고 패기가 가득해 이 시대가 원하는 변호사 상이다.

전혜빈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태어날 때부터 악역이고 언니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이 자리까지 왔지만 이제 언니를 이겨보려는 상황이다. 드라마 자체가 세간에 이슈되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들을 담고 있다. 관심이 갈만한 사건들로 드라마가 꾸며져 있어 흥미로운 점이 많다. 많은 관심 가지고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 이준 전혜빈 / 사진 = 변성현 기자
'캐리어를 끄는 여자' 이준 전혜빈 / 사진 = 변성현 기자
이어 "변호사 캐릭터가 워낙 어렵기 때문에 선뜻하기가 쉽지 않은데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훌륭하신 선배님 작가님과 언제 같이 해보겠느냐.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이준은 "내가 연기하는 마석우는 정의로운 국선 변호사다.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착해서 만족스럽게 촬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여러 캐릭터를 넘나들며 열심히 연기할 것"이라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그간 변호사를 중심으로 그려졌던 법정물과는 다르게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서류 복사부터 시작하는 사무장 이야기로 법조계의 '낮은데로' 분위기를 반영한다.

최지우는 "사무장은 뒤에서 준비하는 것이 많더라. 촬영하면서 사무장이 하는 일이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알게 돼 재미있었다. 사건을 찾아서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게 흥미로웠다. 극 중 차금주는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다. 성공한 이후 하루아침에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또다시 재기하는 스토리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고 흥미진진하게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주진모는 "함복거는 드라마의 중심에서 벗어나 시청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캐릭터일 수 있다. 지금까지 드라마를 찍으며 명대사를 한 적이 없는데 이 드라마의 장점 중 하나가 한 회가 끝나기 전에 함복거가 명대사를 하나씩 한다는 점이다. 그 부분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몬스터' 후속으로 9월 26일 첫 방송된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