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제조사인 제우스(대표 이종우·사진)는 진단의학의 핵심소재로 꼽히는 바이오용 양자점(quantum dot)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양자점은 인간 머리카락 굵기의 1만분의 1에 불과한 나노미터(1㎚=10억분의 1m) 단위의 반도체 입자다. 입자 크기를 조절하면서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다. 다른 발광체보다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이 높다. 초고화질TV와 초미세 반도체, 태양전지 등에 사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자점을 바이오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양자점을 조영제로 쓰면 신경전달 및 줄기세포 분화, 암 전이 과정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에 녹도록 가공하는 것이 양산 걸림돌이 됐다. 기존 양자점의 표면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20~40%가량 빛의 밝기가 어두워진 것. 변환 후에도 정제 등 별도 과정이 필요해 생산비가 많이 들었다.

제우스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양자점의 치환 방법을 개발해 변환 효율을 11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정제법도 개발해 기존 공정과 비교할 때 큰 비용 증가 없이 양산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종우 대표는 “이번 소재는 기존 형광체보다 광효율이 10~100배가량 높은 고효율”이라며 “향후 진단의학과 신약 개발 등에 폭넓게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형 강소기업 육성 프로젝트 ‘월드클래스300’ 업체인 제우스는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뿐만 아니라 태양전지 및 디스플레이 장비 등도 제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900억원으로 2013년 2015억원과 비교해 2년 새 41%가량 급증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