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도 용선료 인하 협상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도 외국 선주들과 용선료(선주에게 배를 빌려 쓰는 비용)를 낮추는 협상에 들어갔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용선료 인하를 위해 외국 선주들과 최근 접촉을 시작했다. 앞서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 협상을 시작한 현대상선은 이달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해운은 용선료를 낮춰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선주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는 점을 적극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다음달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진해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를 보고 추가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 회생을 위해 투입한 정책자금이 용선료를 갚는 데 쓰이는 것을 우려해 “스스로 노력해 용선료를 서둘러 낮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용선료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낮추라고 지침을 준 것은 아니다”면서도 “최소 1억달러 이상은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이 연간 해외 선주에 지급하는 용선료는 8억달러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5조6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847%다. 차입금 가운데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약 1조5000억원이다. 하지만 현금성 자산은 1800억원에 불과하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채권 발행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칼의 신용등급을 각각 BBB+, BB, BBB+로 지난달 말 한 단계씩 떨어뜨렸다.

한진해운은 상표권, 영국 런던 본사 등 해외 사옥, 광양터미널, 자사주 등을 팔아 1조2000억원을 확보한다는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단과 지원 협의를 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