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도니체티 '사월의 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4월을 맞은 북유럽과 남유럽의 태도는 많이 다르다. 북쪽은 아직 본격적인 봄이 오지 않아 스산하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한 T S 엘리엇의 ‘황무지’는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리라. 반면 남쪽은 봄을 만끽하고 있다.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희극 오페라 ‘돈 파스콸레’ 마지막 장에서 에르네스토의 아리아 ‘사월의 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가 그런 곡이다. 맑은 달과 푸르스름한 밤하늘을 찬양하던 에르네스토는 비밀의 연인이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자 이러다 자신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엄살을 떨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몸과 마음은 정원에 충만한 봄기운에 잔뜩 취해 있다.

이 같은 감정은 고즈넉한 멜로디를 통해 전달된다. 옛 테너의 모노 녹음으로 들으면 풍미가 더욱 넘친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