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영화시장 성장세는 가파르다. 중국영화산업연구보고와 영화진흥위원회 등에 따르면 중국 내 극장 수는 2010년 2000곳에서 지난해 7100곳으로 급증했다. 미국영화협회가 공개한 2014년 글로벌 박스오피스 시장 규모는 북미가 104억달러(약 12조4000억원), 중국이 그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8억달러(약 5조7000억원)였다. 갑작스레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블록버스터급 대작 제작도 활발하다. 중국 영화계에서 눈에 불을 켜고 실력 좋은 CG 회사를 찾는 이유다.
중국의 활발한 블록버스터 제작은 불안정한 CG 회사에 지속적 먹거리를 창출해준다는 점에서 호재다. 하지만 일이 몰려도 너무 몰린다는 것이 문제다. 직접 일을 따온 회사가 비교적 작은 규모의 회사에 재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일거리가 분배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다. 인력이 태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큰 고민 중 하나다. 몇몇 업체는 중국에서 CG 학원을 운영해 직접 기른 인력을 현지에서 채용하고 중국 진출 발판도 단단히 다지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 사이 ‘천공’ ‘베이스FX’ 등 중국 CG 회사들이 조용히 자라고 있다. 국내 CG 회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영화제작사는 영화를 한번 찍을 때마다 기술력이 떨어져도 자국 업체를 한 곳은 반드시 끼워서 일을 맡기고 배우게 하는 방식으로 중국 CG 산업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CG 회사는 차릴 때 자본금이 얼마 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기술을 보유한 ‘사람’만 있으면 달랑 컴퓨터 몇 대로 일을 시작할 수 있어서다. 드라마·예능 PD를 웃돈을 주고 스카우트하는 것처럼 5~6년 뒤 CG 산업에서도 국내 기술인력 유출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