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11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에 대해 연내 금융시장 안정을 넘어 실물 경기 개선을 이끌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ECB의 정책은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며 "특히 약 9000억 유로 상당의 회사채 시장에 개입, 결국 ECB가 모든 상품에 대해 최종 대부자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전날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0.0%'로 5bp(1bp=0.01%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를 기존 마이너스(-) 0.30%에서 -0.40%로 0.10%포인트 내렸다. 월간 자산매입 금액도 현행보다 200억 유로 확대한 800억 유로로 결정했다.

매입 대상 자산에는 기존 국채와 커버드본드, 자산유동화증권(ABS), 유럽 기관채에 더해 투자등급의 비은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도 추가하기로 했다.

또 실물경제에 대한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4년 만기의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오는 6월부터 2차로 가동하기로 했다.

다만 향후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켜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시장에 혼돈을 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다"며 "현재 ECB는 과거 정책 부작용을 최소화 하려는 시도를 진행,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 이후, ECB 예치금과 은행들의 대출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라기 연설의 혼돈은 있지만 이번 정책이 시장의 기대를 넘는 강한 통화완화정책이라는 점에서 향후 유로화 환율은 약세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오는 17일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유로화 환율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