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블록딜 검토하다 선회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한화생명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하기로 하고 주관사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규모는 3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은 한화생명 주식 2억1604만8039주(지분율 24.8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 4일 종가(6330원) 기준으로 1조3675억원어치다. 한화건설은 이 가운데 1억3309만4000주를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았다. 나머지 8295만4039주(9.55%)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최대 5000억원가량을 조달할 수 있다. 한화건설과 (주)한화(21.67%) 등 한화그룹 측은 한화생명 지분 48.3%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율이 10%포인트가량 낮아져도 경영권 유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건설은 당초 한화생명 주식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EB 발행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블록딜 방식의 거래에서는 현 주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지만 EB는 전환가격이 할증돼 산정되기 때문에 이자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보통 EB의 전환가격은 발행 시점 주가보다 15~25% 높게 결정된다. 주가가 전환 가격보다 높아지면 채권자가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주가가 전환 가격을 밑돌면 채권자들은 E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원금으로 상환받는다.
한화건설은 재무구조 악화로 최근 들어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올 들어 서울 서소문로에 있는 서소문사옥을 하나자산운용에 360억원을 받고 팔았고 추가로 물류센터 창고 등을 처분할 계획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EB 발행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법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규모도 미정”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