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과자 해고 조항 마련
금융노조 반발 거셀 듯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회장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는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차 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산별 임금·단체협상 사측 안건을 확정했다. 사용자협의회는 국내 17개 은행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금융결제원 등 34개 금융회사 및 금융 공기업 사측을 대표하는 단체다. 이날 총회에는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사용자협의회가 내건 올해 임단협 안건은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임금 동결이다.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임금 동결은) 지난해 국내 은행 당기순이익이 2003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다른 업종에 비해 고임금을 받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신입사원 초임도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신입사원 초임은 연봉 5000만원 남짓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금융·보험업 대졸 초임은 월 328만원으로 일본(월 214만원)보다 높다. 은행 등 금융권 신입사원 초임이 지나치게 높아 다른 업종에 악영향을 준다는 게 금융당국의 지적이다. 사용자협의회는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에 대해선 기존 직원들과 다른 별도 호봉 테이블을 적용하거나 연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임금을 낮춰 마련한 재원으로는 채용 규모를 더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사용자협의회는 올해 연공서열 중심인 호봉제를 폐지하고 그 대신 성과연봉제를 전면 도입하는 안건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사용자협의회가 임금 동결 등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임금 동결, 호봉제 폐지 등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서다. 금융노조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4%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