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사진)이 네 번째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다. 이로써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이어 국내 증권사에서 두 번째 장수 최고경영자(CEO) 지위를 이어가게 됐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을 사내이사(등기이사) 후보로 단독 추천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다음달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임기 2년의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전망이다.

2008년 6월 취임한 김 사장은 2018년 3월 네 번째 임기를 마치면 총 10년간 교보증권 CEO를 맡게 된다. 국내 증권사 중엔 2007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유상호 사장에 이어 두 번째 장수 CEO다.

증권업계에선 김 사장이 네 번째 연임에 성공한 것은 지난해 1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이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전년보다 165.2% 늘어난 78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186.4% 증가한 973억원으로 1999년 이후 최고 실적을 거뒀다. 2011년 말 국내 54개 증권사 가운데 37위(101억원)였던 영업이익 순위는 지난해 58개 증권사 중 13위로 뛰었다.

지난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을 제치고 해외 항공사로부터 항공기 투자 계약 딜(거래)을 연달아 성사시키는 등 틈새 수익 모델을 적극 발굴한 덕분이란 설명이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1조7716억원에 불과하던 교보증권 자산을 지난해 5조5326억원으로 세 배 넘게 키웠다.

1957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김 사장은 장흥고와 전남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대우증권을 거쳐 2005년 교보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기업금융본부장, 프로젝트금융본부장, IB투자본부장을 지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