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맛' 사라진 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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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1900 회복했지만 '5년 장기 박스권'에 갇혀…저탄력 증시
닛케이·닥스지수 강하게 올랐지만
코스피, 일본 상승폭의 절반도 안돼
PBR 1배 미만으로 저평가 심하고
뚜렷한 상승 전망 없어 '실망'
닛케이·닥스지수 강하게 올랐지만
코스피, 일본 상승폭의 절반도 안돼
PBR 1배 미만으로 저평가 심하고
뚜렷한 상승 전망 없어 '실망'
코스피지수가 설 연휴 이후 처음으로 1900선을 회복했다. 주가는 올랐지만 시장에선 ‘안도의 한숨’도 ‘환호’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해외 주요국 증시에 비해 한국 주식시장의 반등 강도가 기대에 못 미쳤고 추가 상승을 낙관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용한 개선식’
18일 코스피지수는 24.90포인트(1.32%) 상승한 1908.84에 마감했다. 설 연휴 전인 5일(1917.79) 이후 처음으로 지수 1900선을 넘었다. 전날 유가반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외국인(932억원)과 기관(1298억원)이 ‘쌍끌이 순매수’에 나선 영향이 컸다.
지수가 반등했음에도 앞날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썩 밝지 않다. 주식시장이 2011년 이후 5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장기 박스권(코스피지수 1800~2050)’을 탈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5년간 코스피지수가 1900선 위아래 100포인트 사이 구간을 오가고 있다”며 “이번에 지수 1900선을 회복한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주 들어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반면 한국 시장의 반등 속도는 주요국에 뒤처지고 있다. 17일까지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5.91%, 독일 닥스지수는 4.57% 강하게 튀어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76%)와 미국 다우존스지수(3.0%)도 같은 기간 3% 넘게 반등했다. 코스피지수는 2.65% 상승에 그쳤다.
올라야 할 때 제대로 못 오르다 보니 한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MSCI국가지수 기준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로, 청산가치인 1배에도 못 미쳤다. 미국 주식시장의 PBR은 2.4배였고 일본(1.2배), 독일(1.4배), 대만(1.4배) 등 대부분 국가가 한국보다 높았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브라질(0.9배), 러시아(0.4배) 정도만 한국과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코스피지수가 2050선은 돼야 PBR 1배 수준”이라며 “유럽이나 일본처럼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펴지 못하는 점도 시장의 실망을 키웠다”고 말했다.
◆“추가 상승기대 크지 않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5년간 한국 시장을 ‘박스권’에 가뒀던 근본 원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지금 같은 장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한국 경제 성장성이 둔화되고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탓에 큰 폭의 상승탄력을 기대할 수 없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도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는 등 뚜렷한 흐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계 자금의 국내 증시 보유비중이 19.74%에 달하는 만큼 한국 시장에서 실망한 유럽 자금이 빠져나간다면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조용한 개선식’
18일 코스피지수는 24.90포인트(1.32%) 상승한 1908.84에 마감했다. 설 연휴 전인 5일(1917.79) 이후 처음으로 지수 1900선을 넘었다. 전날 유가반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외국인(932억원)과 기관(1298억원)이 ‘쌍끌이 순매수’에 나선 영향이 컸다.
지수가 반등했음에도 앞날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썩 밝지 않다. 주식시장이 2011년 이후 5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장기 박스권(코스피지수 1800~2050)’을 탈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5년간 코스피지수가 1900선 위아래 100포인트 사이 구간을 오가고 있다”며 “이번에 지수 1900선을 회복한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주 들어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반면 한국 시장의 반등 속도는 주요국에 뒤처지고 있다. 17일까지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5.91%, 독일 닥스지수는 4.57% 강하게 튀어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76%)와 미국 다우존스지수(3.0%)도 같은 기간 3% 넘게 반등했다. 코스피지수는 2.65% 상승에 그쳤다.
올라야 할 때 제대로 못 오르다 보니 한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MSCI국가지수 기준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로, 청산가치인 1배에도 못 미쳤다. 미국 주식시장의 PBR은 2.4배였고 일본(1.2배), 독일(1.4배), 대만(1.4배) 등 대부분 국가가 한국보다 높았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브라질(0.9배), 러시아(0.4배) 정도만 한국과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코스피지수가 2050선은 돼야 PBR 1배 수준”이라며 “유럽이나 일본처럼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펴지 못하는 점도 시장의 실망을 키웠다”고 말했다.
◆“추가 상승기대 크지 않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5년간 한국 시장을 ‘박스권’에 가뒀던 근본 원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지금 같은 장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한국 경제 성장성이 둔화되고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탓에 큰 폭의 상승탄력을 기대할 수 없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도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는 등 뚜렷한 흐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계 자금의 국내 증시 보유비중이 19.74%에 달하는 만큼 한국 시장에서 실망한 유럽 자금이 빠져나간다면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