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한국관광 망치는 '무자격 가이드'
4일 인천공항 입국장. 오는 7일 시작되는 춘제(중국 설) 연휴를 앞두고 서둘러 한국 여행에 나선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무더기로 들어오자 이들을 맞는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여행사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자신이 안내할 단체여행객을 찾는 가이드 대부분은 한국인이 아니다. 중국 동포들이다.

13일까지 이어지는 춘제 연휴에 15만6000여명의 요우커가 방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을 인솔할 가이드 중 한국인은 20%도 되지 않는다. 초저가 방한 관광상품이 근절되지 않은 결과다. 여행사들이 쇼핑 매출을 더 많이 올리기 위해 요우커를 능란하게 현혹할 중국 동포들을 가이드로 채용하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중국어 가이드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9613명. 이 중 3100여명이 중국 동포를 포함한 중화권 출신이다. 자격증 소지자의 3분의 2가 한국인이지만 현장에서 가이드로 일하는 한국인은 16%에 불과하다.

‘쇼핑 매출’을 올리는 데만 관심이 있는 가이드들의 관광 해설은 대부분 엉터리다. 중국에서 자라고 역사교육을 받은 가이드가 대부분이어서 ‘조선은 중국의 부속 국가’라거나 ‘청나라 때 미녀를 조공해서 지금 한국에는 미녀가 없다’는 등 황당한 해설이 여과 없이 전달되고 있다.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이모씨(42)는 “주말에 경복궁에 갔다가 관광객을 안내하는 중국 동포 가이드가 ‘조선 태종의 부인이 12명인데 그 비결은 인삼’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이처럼 엉터리 해설을 하는 것은 수익률이 높은 인삼 이야기를 틈나는 대로 해서 쇼핑 매출을 많이 올리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