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오른 한우·굴비 대신 전복·랍스터 설 선물로 인기
조원형 현대백화점 수산물 바이어는 지난 27일 새벽 급하게 전남 완도를 찾았다. 설 선물세트 본판매기간을 대비해 준비한 ‘이색 수산물(전복, 대하, 랍스터, 대게 등)’ 1만세트가 판매 시작 5일 만에 절반 이상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전복 등 수산물을 구하기 위해 산지를 돌며 물량 확보에 나선 끝에 5000세트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조 바이어는 “처음 준비한 물량이 1주일 만에 다 팔려 추가로 수산물을 확보하지 않았으면 낭패를 볼 뻔했다”고 설명했다.

설 선물로 한우와 굴비 대신 수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한우·굴비 가격이 오른 데다 소비자 취향도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2~30일 이색 수산물 선물세트 판매가 작년 동기(설 선물세트 본판매 시작 후 9일간)에 비해 58.8% 증가했다. 이 중 전복(사진)은 41.3%, 대하와 랍스터는 각각 87.7%, 대게는 66.7% 매출이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쿡방(요리방송)’ 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관련 기획상품을 늘리기 위해 준비 중이다.

11번가도 랍스터 매출이 123%, 연어 매출은 132% 늘었다. 설 선물용으로 준비한 ‘항공직송 캐나다 랍스터’는 3000마리 가까이 팔려나갔다. 대표 설 선물이던 한우·굴비 가격이 10~20% 오르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 매출이 뛰었다는 게 11번가 측의 설명이다.

김용수 11번가 수산물담당 MD(상품기획자)는 “한우·굴비를 대신할 선물 수요가 늘고 있다”며 “랍스터 구매 고객을 위해 요리법을 영상으로 소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