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C450 AMG 4매틱
스포츠카 못지않은 성능…세단처럼 실용성도 갖춰
1억 미만…이달 국내 출시
◆성능 높이고, 가격은 낮추고
여기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주목할 만하다. 인간계와 신선계의 사이 즉, ‘중간계(中間界)’ 모델을 처음 개발한 것이다. 벤츠는 중간계 차종을 AMG가 아닌 AMG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내놓는다. AMG 스포츠에서 출시되는 차량은 스포츠카의 DNA를 지닌 고성능 세단이지만 가격은 1억원 미만인 8000만~9000만원대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그 첫 주인공이 이달 국내 출시를 앞둔 메르세데스벤츠 C450 AMG 4매틱이다. 벤츠가 이 차를 내놓으면서 노리는 고객은 일반 모델에서 고성능으로 넘어가고 싶지만 1억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젊은 소비자다. ‘입문용 AMG’로 이전보다 폭넓은 고객층을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더 많은 이들을 위한 AMG
벤츠는 이를 통해 잠재적인 고성능 세단 수요층을 수면 위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단 한 명의 소비자도 놓칠 수 없다는 벤츠의 그물망 전략은 고성능 세단 시장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자회사 AMG의 역사
엔진 개발 튜닝회사로 출발한 AMG…레이싱 대회 휩쓸며 ‘은빛 화살’로 불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AMG는 1967년 설립됐다. 창립자 한스 베르너 아우프레흐트(A)와 에르하트 메르헤(M), 그리고 회사가 설립된 도시인 그로바샤(G)의 약자를 따 사명을 AMG로 지었다.
AMG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실버 애로(silver arrows=은빛 화살)’다. 벤츠는 메르세데스 AMG를 통해 포뮬러1(F1) 자동차 경주팀을 운영하고 있다. 경주팀 이름은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다. F1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 경주다. 실버 애로는 가장 빠른 경주차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의 원조가 바로 벤츠다.
실버 애로의 역사는 AMG 설립 훨씬 전인 19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아이펠레넨 그랑프리에 참가한 벤츠 레이싱카 ‘W25’의 별명이 실버 애로다. 이 차량은 경기 전날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페인트 도장을 모두 벗겨야 했다. 대회의 중량 제한 규정(750㎏)을 1㎏ 초과했기 때문이다. W25는 다음날 알루미늄 차체를 그대로 드러낸 채 달렸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 경주차의 DNA는 오늘날 메르세데스 AMG GT(사진)를 비롯한 20여종의 AMG 차량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