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은 물론 외국인, 유학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 다양한 계층과의 ‘동업’을 확대해 서울의 관광 콘텐츠와 서비스를 더욱 다양하고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서울 대학로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병태 서울관광마케팅 사장(56·사진)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 번 방문한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어하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K팝, 문화, 예술, 음식, 패션 등을 코스로 엮어 관광객의 다양한 수요와 목적을 충족할 수 있는 테마형 관광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죠. 단순히 관광지 정보만 나열해 보여주고 여행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는 곤란합니다. 없는 것 없이 모든 게 다 있는 서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면 상품 구성부터 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성과 편리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정보를 제공하고 상품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다양한 형태의 동업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동업은 형제하고도 하지 말라고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나의 부족한 능력, 내가 미처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들을 메워주는 것이 바로 동업자이기 때문이죠. 다양한 취향을 가진 관광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여러 사람이 지혜와 능력을 모아야죠.”

서울 시민과 외국인, 유학생 등 수요자의 시각을 통해 서울이 지닌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6월 사장에 취임한 이후 가장 먼저 서울의 관광정보와 서비스를 하나에 담을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런 까닭이다. “서울을 찾는 전체 관광객의 80%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는 만큼 제 기능을 갖춘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죠.”

그는 모바일 플랫폼을 스타트업 기업이 고안한 관광상품이나 서비스를 구현하는 장으로 활용, 장기적으로 서울관광마케팅의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서울은 다양한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상품이나 서비스도 어떤 식으로 서로 엮어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 가치와 효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죠. 앞으로 서울 모바일 관광장터가 그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특정지역에 관광 수요가 몰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마을관광 활성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최근 몇년간 요우커 등 외래관광객이 증가했지만 이들의 관광 수요가 명동, 남산, 강남 등 특정 지역에 편중되면서 지역 간 불균형 문제로 이어졌다. 김 사장은 “4대문 밖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마을관광을 활성화한다면 집중화 문제 해결은 물론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관광마케팅의 역할을 관광에 대한 시민의식을 높이는 쪽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시민 한명 한명이 함께 더불어 나누는 공정여행의 소양뿐 아니라 서울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보관광 해설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선우/김명상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