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형프린터 기술력, 미국 딜러들도 깜짝 놀랐다
지난 15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의 미국 거래처 초청 행사. 한 삼성 직원이 서류 한 뭉치를 들어 보였다. 중간중간 뒤집히거나 위아래가 거꾸로 된 종이, 구겨진 종이도 섞여 있었다.

이 직원은 서류를 그대로 A3 복합기인 ‘MX7’(사진)에 넣고 ‘스캔’ 버튼을 눌렀다. 잠시 뒤 스크린에 완성된 파일이 나타났다. 뒤집힌 문서도 없었고 주름도 알아서 제거돼 있었다. MX7이 뒤집히고 구겨진 종이를 알아서 인식해 바로잡은 것. 150여명의 딜러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한 딜러는 “다른 프린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성능”이라며 “그동안 삼성이 프린터를 한다는 데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구매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15~17일 열린 이 행사에서 다양한 신기술을 공개했다. 캐논, HP 등 기존 강자들 제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기술이었다. 미국 딜러들의 찬사를 가장 많이 받은 기능은 ‘자가 진단 및 수리’였다.

보통 프린터가 망가지면 사용자는 종이가 걸렸는지 확인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수리요원을 부른다. 땅이 넓고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선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삼성 MX7은 어디가 고장났는지 자가 진단한 뒤 사용자가 고칠 수 있게 가이드를 제시한다. 웬만해선 사람을 부를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으로 사내 어느 프린터에서나 원하는 시간에 출력할 수 있는 ‘모바일 프린팅’은 기본이다. 삼성은 이런 기능을 갖춘 ‘스마트 UX 센터 2.0’을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신제품뿐 아니라 기존 프린터에도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쓸 수 있다.

삼성은 2009년 처음 A3 복합기 시장에 진출했다. 93조원에 달하는 세계 기업간 거래(B2B) 복합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이후 한국, 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김기호 프린팅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단순히 프린터를 생산해 파는 게 아니라 삼성만의 강점인 정보기술(IT)을 접목해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