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 황금비율을 찾아라
자산배분 황금비율을 찾아라
올 들어 투자자들에게 가장 높은 수익률(지난 6일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을 안겨준 자산은 ‘중국본토주식’(13.64%)과 ‘국내 중소형주’(26.8%)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지날달 크게 조정을 받아 일부 수익을 까먹기는 했지만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은 여전히 상위권이다. 최근 조정을 틈타 이들 펀드로 저가 매수성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하반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미 자산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변동성도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엔 수익성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 경기 부진과 미국의 금리 인상,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 각종 대내외 악재들을 감안,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본과 유럽펀드 유망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 전망은 대체로 우울하다.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데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외국인의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문남중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 선진국 자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경기 개선에 대한 지표 확인이 늦어지고 있어 아시아권 국가의 투자 심리가 나아지기 힘들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국내 배당주 펀드가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김정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배당주펀드의 성과를 보면 배당 수익률보다는 중소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배당성장주 펀드의 수익률이 높다”며 “안정적인 배당 수익률을 염두에 두고 중소형주 쏠림이 적은 펀드로 선별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해외펀드도 돌발 급락 가능성이 낮은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주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재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중에서는 내년도 글로벌 경기 회복을 주도할 선진국 주식을 매수할 시점”이라며 “각국 자산 시장의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일본과 유럽이 상승세를 나타낸 뒤 내년에는 미국이 그 바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혼합·롱쇼트펀드 비중 확대

[자산배분 황금비율은] 낮춰라, 목표 수익률…섞어라, 자산 포트폴리오
한 가지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보다는 여러 자산에 동시에 투자하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채권혼합형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도 자산배분 효과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로 1조340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상품은 자산의 60~70%는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확보하면서 나머지 30~40%를 국내 주식으로 운용,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이 상품의 특징은 꾸준한 수익률이다. △1년 누적 수익률 4.07% △2년 수익률 9.60% △3년 수익률 14.45% 등으로 지난 3년간 연평균 5% 안팎의 수익을 거뒀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저금리로 ‘알파’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에 관심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주식형펀드에 뭉칫돈을 넣기는 여전히 부담스럽다”며 “채권혼합형펀드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를 것 같은 주식을 매수하는 동시에 떨어질 가능성이 큰 종목을 공매도하는 롱쇼트펀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증시 방향성이 불분명한 탓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채권 수익률이 낮아진다”며 “롱쇼트펀드처럼 지수대와 상관없이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설정후 1년 이상 경과된 설정액 100억원 이상 롱쇼트 펀드를 분석한 결과 절반가량 펀드가 연 3% 이내 변동성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을 하고 있다는 게 문 연구원의 분석이다.

미국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달러자산을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달러 자산도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달러표시펀드, 해외직접 주식투자 등으로 다양하다. 장광수 대신증권 금융주치의사업단장은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을 배분할 때 지역이나 자산뿐 아니라 통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