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서울도서관, 직장인들의 도심 속 문화 쉼터…회원 수 10만명 넘어
옛 서울시청 청사를 리모델링해 문을 연 서울도서관의 회원 수가 지난 22일 10만명을 넘어섰다. 2012년 10월 개관한 뒤 2년9개월여 만에 이룬 성과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서울 지역 대표 도서관인 서울도서관이 시민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은 “서울 한복판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서울광장, 덕수궁 등 각종 문화시설과 가깝다는 이점이 있다”며 “연간 방문객이 20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은 서울시가 신(新)청사 건립을 결정하면서 만들어졌다. 시는 애초 옛 청사를 철거하고 새 청사를 지으려 했다. 하지만 옛 청사가 등록문화재(제52호)로 지정되자 건물을 보존하되 도서관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2008년부터 4년 동안 개·보수를 거쳐 시청 건물이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서울도서관의 자랑거리는 30만여권에 이르는 장서, 서울시가 발행한 각종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서울자료실, 나무 계단에 앉아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1층 일반자료실 등이다. 1층 일반자료실은 도서관을 찾은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친숙한 공간이다. 가수 싸이의 ‘젠틀맨’ 뮤직비디오와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촬영으로 화제가 됐다. 서울도서관은 이곳에 어린이 열람실을 별도로 만들지 않고 한쪽에 어린이 자료 공간을 마련했다. 이 관장은 “세대 간 분리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도서관만큼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어울려 책을 읽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주변에 주택가 대신 사무용 빌딩이 운집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도서관을 찾는 사람 중에는 직장인이 많다. 주변 직장인들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거나 퇴근길에 책을 빌린다. 이 관장은 “평일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가족 단위 이용자가 많다”며 “이용자 특성을 감안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 1~4층 로비와 계단에는 서양화, 동양화, 판화, 사진 등 각종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바람난 미술’ 전시다. 도서관 이용자들은 다양한 문화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에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문인이나 가수를 초청한 행사도 자주 연다.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첫째주 월요일 저녁에는 문학콘서트를, 7~8월 넷째주 수요일 저녁에는 음악 콘서트를 연다. 직장인을 겨냥한 ‘게릴라 콘서트’는 사전 공지 없이 수시로 진행한다. 이 관장은 “시민들이 언제든 책을 읽고 쉬어가며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일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